[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의 올해 마지막 국채 발행에 기대에 못 미치는 수요를 기록, 2012년 험난한 한 해를 예고했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는 10년물 국채를 70억유로 규모로 발행, 조달 자금이 최대 목표치인 85억유로에 못 미쳤다. 발행 금리가 6.98%로 전월 7.56%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7%에 가깝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의견이다.
전날 실시한 6개월물 발행 금리가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반면 장기물 발행금리가 감당하기 힘든 비용으로 인식되는 7%선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은 부채위기 돌파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지극히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이탈리아 국채 발행은 시장 전반에 실망감을 안겨줬고, 유로와 국채 수익률이 이 같은 평가를 반영했다.
로이즈은행의 알레산드로 메르쿠리 채권전략가는 “전날 단기물 발행 결과와 비교할 때 10년물 발행 실적은 다소 실망스럽다”며 “투자자들이 여전히 이탈리아의 신용 리스크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렌데본 킹 애셋 매니지먼트의 니콜라 마리넬리 펀드매니저는 “장기물에 대한 응찰률이 1.36 배에 그쳤다는 것은 전혀 시장을 고무시킬 만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여전히 중차대한 갈림길에 놓인 상태”라며 “이번 부채 위기가 해피엔딩을 맞을 것인지 완전히 파국으로 결말을 낼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정 기간 이탈리아가 7% 내외의 발행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하더라도 중장기에 걸쳐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내년 이탈리아가 차환 발행해야 하는 국채 규모는 3365억유로에 이르고, 1분기에만 1130억유로가 몰려 있다.
웨스트팩 뱅킹의 로버트 레니 외환전략가는 “국채 차환 물량에 근거한 1분기 발행 규모는 투자자들을 공포스럽게 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국채 발행 결과에 대한 실망감은 유럽 금융시장 전반에 번졌다. 영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962%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달러는 런던 외환시장에서 1.29달러 아래로 밀렸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bp 오른 7.04%를 기록,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치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