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싱가포르와 중국 국부펀드가 일본 부동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주목된다.
글로벌 유동성이 일본 자산시장으로 ‘유턴’하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투자청의 부동산 투자 부문인 글로벌 로지스틱 프로퍼티스와 중국투자공사(CIC)는 일본 물류 시설 15곳을 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1226억엔(16억달러)에 이른다.
물류 시설은 주로 도쿄와 오사카에 위치했고, 글로벌 로지스틱스와 CIC는 50 대 50의 지분의 벤처캐피털을 설립해 이를 매입할 계획이다. 투자 자금 가운데 810엔은 일본 은행권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모치즈키 마사히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이번 중국과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투자는 일본 부동산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일본 물류 기지는 지난 2년간 공실률이 사상 최고치에 머물렀으나 3월 대지진과 쓰나미 사태로 인해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물류기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의 ‘입질’이 본격화됐다는 얘기다.
CBRE 그룹에 따르면 2002년까지 전무했던 물류 시설 투자는 올해 2조엔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글로벌 로지스틱스는 이번에 매입하는 물류 시설의 부동산 가치가 지난 10월 기준으로 1348억엔 규모라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오타니 요지 애널리스트는 “투자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는 점은 일본 부동산 시장에 상당히 고무적인 신호”라며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시장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나 어드바이저리의 빅토리아 바버리 매니징 디렉터는 “쓰나미 사태 이후 일본 부동산 가격이 상당폭 하락한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부펀드협회에 따르면 중국 CIC는 운용자산 4096억달러로 전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고, 싱가포르투자청은 2475억달러 자산을 보유해 8위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