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재계 3, 4위인 SK그룹과 LG그룹이 2차전지 시장에서 맞붙었다. 2차전지는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는 전지로 최근 전기차용 2차전지(중대형)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중이다. 두 그룹 모두 미래 성장동력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그 동안 2차전지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20년가까이 독점해오다 최근들어 LG와 삼성 등이 두각을 보이며 치열한 선두경쟁중이다. 2015년경엔 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돌리고 2차전지 선두권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LG화학이 최근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리튬이온 2차전지 관련 소송을 내며 향후 소송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화학은 소송에서 "리튬2차전지용 내열성 복합 분리막 제조기술 특허를 보유해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Safety Reinforced Separator)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해왔는데 SK이노베이션이 이 특허를 침해하는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해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LG화학측은 "전세계 자동차용 중대형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에서 LG화학이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SRS 기술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손해액은 매우 크다”며 우선 손해배상금 1억원을 일부청구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LG화학 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 향후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우리는 LG화학과는 다른 재료 및 제조법을 사용해 내열 분리막을 제조하는 CCS(Ceramic Coated Separator)라는 고유의 분리막 코팅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내외부 전문가의 심도 있는 검토를 거친 결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SRS라는 일반 분리막 코팅기술의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모든 조치를 강구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LG는 2차전지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꾸준한 연구개발로 이미 세계 선두권업체로 급부상했다. 반면 SK는 2004년 뒤늦게 뛰어들어 현재 투자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이 아직 '햇병아리'에 불과한 SK에 최근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도 일종의 '견제구'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업력이나 규모 등 면에서 SK는 아직 LG화학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LG화학에 비견되는 국내업체는 삼성SDI 정도다.
그러나 SK 역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현재 충남 서산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송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번 소송은 2차전지 분야 선두인 LG와 후발주자인 SK 양측의 자존심 싸움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 세계 최대규모의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생산라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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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