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만 불린 실속없는 공기업 '오명'
[뉴스핌=송협 기자] "분양실패의 책임을 지고 수장이 물러났고 바통을 이어받을 새로운 수장을 물색하고 있는 인천 도시개발공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어느 누가 사령탑을 맡더라도 지금의 상황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난 7일 이춘희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분양 참패의 책임을 통감하며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21일 송도신도시에 공급했던 인천도시개발공사의 브랜드 '송도 웰카운티 5단지' 아파트 1182가구가 최악의 성적과 함께 송도신도시 개발 이래 분양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따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송도신도시가 한창 개발 중이던 지난 2004년 11월을 시점으로 자체 브랜드 '웰카운티'를 론칭 본격적인 주택공급에 나섰고 이외에도 인천 구도심 개발과 도심재생사업, 영종하늘도시 개발사업을 명목으로 막대한 시 예산을 쏟아 부었다.
인천도개공은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역언론과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개발확장의 청사진은 멈추지 않았고 서울시 산하 SH공사를 뛰어넘는 야심찬 개발사업은 천문학적 수치의 부채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 인천 곳곳서 개발확장...몸 불리기 본격화
인천 도시개발공사의 본격적인 개발 확대 시기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재임시기였던 2004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안 시장은 인천시를 동북아를 관통하는 허브 중심 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이른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청사진을 펼쳤고 어민들의 생활터전이던 갯벌을 매립한 송도, 영종, 청라 등을 경제자유구역으로 묶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안 시장의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인천 도시개발공사는 곧바로 '웰카운티'를 브랜드로 한 주택사업을 위한 수순에 나서면서 2004년 11월 송도 웰카운티 공급을 시작으로 '논현 웰카운티'를 속속 공급하게 이른다.
인천 도개공은 또 검단신도시를 비롯해 도화지구, 검단산업단지, 용유, 무의 문화관광레저다지 개발사업, 검단신도시 2단계 사업, 구월동 농수산물 개발, 높이 151층 규모의 인천타워 사업에 나서면서 LH, 서울시 산하 SH공사에 버금가는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 빗나간 수요·시장·수익성 예측...부채만 키웠다
지난 2003년 안상수 전 인천시장 주도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인천지역 곳곳에서 주택·도심재생사업·신도시 사업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면서 시 산하 공기업 중 거대 공룡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현재 인천지역 44곳에서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는 인천도개공은 시 예산으로는 부족해 행정안전부가 발행하는 공사채는 물론 시중 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여 사업에 나서고 있다.
주택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는 인천 도개공의 부채비율은 무려 241%를 기록하고 있는데 부채비용은 올해 6조 7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도개공의 부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데는 당초 계획했던 주택 및 도심재생사업들이 예상에서 벗어나 지지부진한데다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심재생사업을 위해 막대한 보상비가 지급되면서 발생한 부채 역시 인천도개공의 부채율을 높이는데 한 몫 거들었다.
인천 도개공은 그동안 검단신도시 보상비 1조 2900억원을 비롯해 ▲영종하늘도시 개발투입비 8300억원 ▲청라지구 아파트 공급을 위해 총 263억원 ▲검단산업단지 개발비 8360억원, 여기에 올해의 경우 검단신도시와 도화지구 이주를 위해 2조 1000억원대 보상비 조달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인천 도개공은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채 발행 보류 결정 통보에 이어 검단신도시 개발 등의 명목으로 발행된 지방채 중 일부를 도화지구 보상과 영종지구 공동주택단지 해약을 위해 유용했다가 감사에 걸리면서 추가 사업비 지원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인천 도시개발공사의 부채가 급격하게 부풀어 오른 원인은 시장과 수요, 여기에 가장 중요한 수익성 예측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며"더욱이 민간사들도 참여하기 꺼려하는 구도심 재생사업, 영종, 청라 등지에서 막대한 보상비를 쏟아내면서 파생된 후유증이 심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도개공, 빚 청산 위해 개발사업 포기 '속출'
인천 도시개발공사는 전국 공기업 부채비율이 울산광역시에 이어 2번째로 높게 나타나면서 심각한 경영난과 함께 280만 인천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공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게 됐다.
6조 7000억원대라는 천문학적 빚더미를 안고 있는 인천도개공은 부채 탕감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사업장 매각과 함께 이미 1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도개공은 이를 위해 현재 참여중인 인천지역 내 13개 특수목적법인(SPC)사업 중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업장은 과감히 털어내고 당초 참여키로 했던 송도 내 151층 높이 인천타워 사업도 축소하거나 전면 백지화할 계획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부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1차 구조조정과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 매각, 여기에 도개공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분할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부채율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이면 8조원에 육박할 막대한 부채를 털기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을 처분한다고 해서 현재의 도개공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시 관계자는 "도개공이 구조조정과 사업장 몇개를 매각한다고 해서 이미 천정부지 솟은 부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결과적으로 부채율을 낮추기 위해 민간이 참여하는 SPC사업을 통해 토지를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무리한 토지비를 요구할 경우 민간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 도개공은 지난달 21일 공급에 나섰다가 참패한 '송도 웰카운티 5단지'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비롯한 견본주택 건립비 등 총 60억원을 지출하면서 공급만 하면 부채를 떠안고 다니는 공기업이라는 여론의 차가운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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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