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향후 악화될 소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기업들은 유동성을 중시하는 재무계획을 수립하고, 위기 경영 시나리오를 작성해 단계별로 대응해야한다는 조언이다.
연구소는 6일 '최근 기업 자금사정 진단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기업 자금사정과 관련된 경영 및 금융시장 여건은 향후에도 악화될 소지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가 하락하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자금유입이 원활하지 못하고,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강화 등으로 인해 기업 자금 공급여건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도래하는 국고채 규모가 43.9조원에 이르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중이던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발행한 회사채의 만기가 다가오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이 기간 순발행한 회사채는 33.1조원이다.
연구소는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돼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조짐이 있으므로 신속히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책당국은 총액대출한도 확대(2.5조원), 신ㆍ기보를 통한 신용보증 공급 확대(15.5조원), 중소기업 대출 및 신용보증 만기 1년 연장 등 다양한 중소기업 관련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연구소는 이어 "금융기관들은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확대해 장기대출 비중이 높아지도록 유도해야한다"며 "은행의 경우 장기자금 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커버드본드 발행 등이 가능하나 현재 장기채권 수요가 적어 발행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채권을 보유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장기채권 수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자금사정 여건이 나빠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유동성을 중시하는 재무계획을 수립하고, 위기 경영 시나리오를 작성해 단계별 상황 변화에 따른 세부 방안 등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기업의 자금사정을 나타내는 지수들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자금사정BSI는 지난 8월 84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8월 86 이후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지난 10월 1.83%로 2009년말 1.09%, 작년말 1.30%에 비해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다.
이같이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이유를 연구소는 ▲ 영업활동 둔화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 ▲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가에 따른 기업자금 공급 위축 ▲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해 기업 대출금리가 상승 등으로 분석했다.
올 상반기 중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업체당 평균 235억원으로 작년 동기 272억원에 비해 14% 줄었다. 그렇지만 투자활동에 소요된 현금은 업체당 평균 357억원으로 7% 증가했다.
영업 및 투자활동의 결과로 발생한 현금 부족분은 업체당 평균 1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상반기 171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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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