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나라의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작년 1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황형(型) 흑자’ 구조인데다 주요 수출국의 사정이 어려워 점차 흑자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9일 10월중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42.3억 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게 골자이다. 누적 규모로는 192.3억 달러 흑자다. 이 같은 추세면 올해 전체적으로 “250억 달러 흑자”는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유로존 국가채무 위기 등 글로벌 경기 위기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1년여만에 사상 최대 경상 흑자라는 겉모습을 벗겨보면 실상은 다르다. 무엇보다 수출이 줄었다. 그것보다 수입이 기업투자에 필요한 자본재를 중심으로 크게 줄었다.
수출의 경우 10월에 465.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420.1억 달러)보다 늘었지만 9월(472억 달러)보다 5억달러 가량 줄었다. 석유제품, 화공품, 철강제품 등의 수출 증가세가 전월보다 둔화됐고 정보통신기기는 감소로 전환됐다. 대표적인 수출 상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패널, 선박 등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주요 수출대상국인 EU와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로 전환했고 일본 중동 동남아 중국 등은 둔화됐다. 다만 중남미가 증가로 전환됐다.
수입은 감소폭이 수출보다 훨씬 컸다. 10월에 429.3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는데 9월(451억 달러)에 비하면 20억 달러 이상 줄었다. 9월 수입액도 8월(452.6억 달러)보다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수입 감소가 자본재와 같은 기업 투자에 필요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투자가 줄어 우리의 잠재적인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한은은 유로존이 불안한 영향을 받았고 우리 기업들의 해외생산비중이 급격히 증가한대서 원인을 찾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경우 해외생산비중이 지난해 3.6%에 그쳤던 것이 올해 63%로 크게 늘었다.
한은 양재룡 금융통계부장은 “수출 둔화는 해외생산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수입은 10월이 계절적 요인이 있어 감소 요인이 있는데다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해외서 수입하는 것은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감소 추세가 반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로존 위기는 진행형이고 다른 선진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애널리스트는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선진국 경기하강이 수출 경기에 시차를 두고 부정적 영향을 미쳐, 11월에는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 전환 및 채권 순매수 규모이 맞물리며 금융계정을 통한 달러공급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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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