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달러 스왑 격차 극심
- 유럽은행 평판의식 ECB 유동성 요청 주저
- 조만간 ECB 대출 받게될 듯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은행이 느끼는 유동성 갈증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특히 주변국 노출액이 많은 은행에 대한 대출을 꺼리면서 달러 조달비용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조만간 유로존 은행은 대외 이미지 실추를 각오하고 유럽중앙은행(ECB)에 달러 대출을 요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표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지만 조달비용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ECB는 금융회사의 유로 자금을 달러로 교환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은 거의 없었다.
은행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대외 평판을 의식해 ‘마지막 보루’에 기대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달러 조달 비용 상승세는 은행권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여만에 조달 비용은 4배 이상 급등,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부채위기가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에서 중심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투자가들이 유럽 은행권에 대한 돈줄을 바짝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달러 조달 비용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상승, 유럽 은행이 ECB로 발길을 돌릴 전망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조 어베이트 전략가는 “시장에서 달러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3개월물 유로-달러 스왑은 -137bp까지 벌어졌다. 이는 유로를 달러화로 스왑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크게 벌어질수록 달러를 빌려 유로로 전환하는 비용이 낮다는 의미다.
현재 ECB의 달러 대출 규모는 30억달러로, 2008년 말 475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어베이트는 유로-달러 스왑이 -150bp까지 떨어지면 은행권이 ECB에 손을 벌릴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