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주변국 부채 위기가 독일을 강타했다.
23일(현지시간) 독일 정부가 행한 10년 만기 국채 발행 결과 당초 계획인 60억유로에 크게 못미치는 36억 4400만유로(49억2000만달러)만 발행했다.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미국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독일 10년물 국채 발행이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 것은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깊이 뿌리내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로존 중심국으로 본격 확산된 가운데 유로존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독일조차 일격을 맞았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다가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에 이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지원에 나섰으나 시장은 오히려 날을 더 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독일 국채 발행 결과는 시장에 또 한 차례 충격을 가했고, 유로존 채권 및 외환시장으로 파장이 확산됐다.
독일의 10년물 국채 발행은 평균 1.98%의 저금리에 이뤄졌지만 사상 최악의 결과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또 부채 위기 해결안에 대한 불신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단스케의 장 피터 소렌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독일 자체에 대한 불신보다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평가로 풀이된다”며 “일단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가서 바로잡자는 식의 위기 접근 방식이 시장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스웨스트증권의 마크 그랜트 매니징 이사는 “이번 결과는 독일에 재앙”이라며 “유로존에서 펀더멘털이 가장 강한 국가조차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는다는 것은 향후 유로존 국가의 국채 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고 전했다.
◆ 독일도 국채발행 '실패', 프랑스 벨기에 등 유로존 국채금리 급등
독일의 국채발행 '실패' 파장은 유로존 국채 및 파생상품 시장에 확산됐다.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1bp 뛴 3.63%를 기록했고, 벨기에의 10년물 국채 역시 8bp 오른 5.12%를 나타냈다.
신용부도스왑(CDS) 역시 동반 상승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의 CDS 프리미엄이 최고치를 갈아치운 한편 독일을 포함한 중심국의 CDS 역시 오름세를 탔다.
15개 유로존 국가의 국채 CDS를 추종하는 마킷 아이트랙스 소빅스 웨스턴 유럽 인덱스는 8bp 오른 373bp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5년물 CDS가 3.51%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시에떼 제네랄 역시 4.08%를 기록해 지난 9월13 기록한 사상 최고치 4.28%와 거리를 좁혔다.
독일의 도이체방크의 CDS가 2.62%로 올랐고, 스페인 방코 산탄데르의 CDS가 4.33%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내주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채 발행 역시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들의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독일의 발행 결과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벨기에는 오는 28일 7~3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며, 프랑스 역시 최고 15년 만기 국채를 내달 1일 발행한다. 프랑스의 발행 목표치는 총 45억유로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