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인하분만큼 가격내려 국내시장 공략
-미국차 일제히 가격 인하 검토..포드 '글쎄'
-엔고 영향 일본차..가격 경쟁력 확보 호재
-차업계, "가격만으로 판매 증대 어려울 것"
[뉴스핌=이강혁 김기락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지난 22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수입차 업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브랜드와 일본 브랜드가 미국산 차의 관세 인하분을 반영, 판매 가격 인하 폭을 설정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GM, 포드 등 국내에서 영업 중인 미국차 업체는 한미 FTA에 대한 수혜에 기대감이 높다. 미국 공장 생산분을 국내로 들여오는 일본차 업체도 이번 한미 FTA 비준 통과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관세 인하에 따라 판매 가격을 낮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가격 인하폭은 브랜드별, 차종별 마진폭이 제 각각이어서 향후 추이를 보고 구체화시키겠다는 게 각 업체들의 입장이다.
한미 FTA의 승용차 부문 주요 내용을 보면, 미국은 현재의 관세 2.5%를 한꺼번에 없앤다. 한국은 발효 시점에서 관세를 8%에서 4%로 내린 뒤 4년 후 완전 철폐다.
전기차 관세는 미국이 2.5%를 4년간 균등 철폐, 한국은 8%에서 4%로 내린 뒤 4년간 균등 철폐한다. 화물차는 미국이 25%의 관세를 7년 유지 후 2년에 나눠 없애고, 한국은 10%의 관세를 바로 무관세로 전환한다.
이런 맥락에서 국내 미국산 차들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당장 4%의 가격 여유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이후 4년 동안 단계적 인하를 거쳐 무관세로 전환되면 최대 8% 수준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관세 인하 대상은 미국차 브랜드와 미국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입되는 전 차종이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를 비롯해 닷지, 지프 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크라이슬러코리아는 판매 가격을 약 2% 내릴 방침을 세우고 본사와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내에서 상당한 판매고를 보이고 있는 크라이슬러 300C 차종의 경우는 미국 브랜드이지만 캐나다에서 생산돼 관세 인하 대상 적용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캐딜락 등을 수입하는 GM코리아도 판매 가격을 낮추거나, 관세 인하분에 해당하는 마케팅 전략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와 GM 등 미국차 업체가 관세 인하분만큼 판매 가격을 낮추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반면, 포드코리아 측은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관세 인하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들어 10월까지 미국차 국내 판매량은 6757대,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7.7%다.
일본차도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현재 시에나를 미국 생산분으로 들여오고 있다. 시에나는 관세 인하분을 선 반영해 이미 판매되고 있다.
토요타 외에 닛산, 혼다 등 미국에서 수입하는 일본차 업체도 관세 인하분 만큼 판매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특히, 엔고 등 영향으로 어려움 겪는 일본차 업체 입장에서는 이번 한미 FTA가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관계자는 "미국차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이 영향이 독일차 및 일본차 업체까지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한미 FTA가 시행되더라도 미국차의 국내시장 점유율 상승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은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디자인과 연비, A/S망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투박한 디자인의 미국차 보다는 스포티한 중소형급의 차종을 선호한다"면서 "성능이나 A/S 모두 국내 완성차나 독일, 일본 브랜드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만으로 당장 판매 증대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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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김기락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