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 기자] 23일 낮 1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날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강행처리라는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국회 본회의장은 날치기 흔적을 지우려는 밤샘노력 덕분인지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의 잔해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22일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을 단독 강행처리해 아수라장으로 변했던 본회장 주변은 말끔하게 세수를 마친 얼굴로 손님을 맞이했으나 정작 본회의장 문은 낯선 방문객의 접근을 불허하듯 굳게 잠겨져 있었다.
그래도 자세히 살펴보니 본회의장 입구가 아닌 주변 곳곳에는 전날의 치열했던 흔적들이 여전했다.
4층 본회의장 방청석 입구의 나무문들은 손잡이 주변이 부서져 있었고, 전날 깨진 유리 출입문에는 '유리주의'라고 적힌 흰 종이가 부착돼 있다. 밤새 새 유리로 교체했으니 주의하라는 뜻이다.
한미FTA 비준 강행처리라는 파행의 후폭풍은 밤샘청소로 눈속임이 가능한 눈으로 보이는 국회보다는 보이지 않는 국회가 더 거셌다.
이날 예정됐던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는 민주당의 거부로 중단됐고 내년도 예산안도 법정기한(12월 2일) 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또 기획재정위원회와 지식경제위, 보건복지위 등 7개 상임위에서 처리를 앞두고 있던 법안 심의도 무기한 연기됐다.
한나라당 단독으로 열린 행정안전위 전체회의는 민주당의 불참으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에만 열리고 산회했다.
여야 예결위 간사도 회의를 갖고 계수조정 소위 일정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전면적인 대여투쟁을 선언했다. 굳은 표정을 한 채 모인 4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한미FTA비준 저지 실패에 따른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현수막을 들고 '한미FTA 날치기 폭권 규탄대회'를 열고 한나라당을 향해 날선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은 채 한미FTA비준 저지 실패를 사과하고 한미FTA 재협상 관철을 다짐하기도 했다.
갖은 산통을 겪으며 태어난 한미FTA비준이란 갓난아기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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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