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채시장 '썰물', FED계좌 '밀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부채위기를 바라보는 비관적인 시각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유로존 국채시장에서 썰물을 이루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예치계좌로 밀물을 이루고 있다.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유로존 은행은 물론이고 일본 펀드도 유럽 주변국 국채 ‘팔자’에 가세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최대 투자신탁인 고쿠사이 애셋 매니지먼트는 글로벌 소버린 오픈 펀드에 편입했던 스페인과 벨기에 국채를 전량 매도했다.
2조엔(260억달러) 규모의 이 펀드에서 스페인과 벨기에 국채 비중은 각각 1.7%, 3.1%였다.
미즈호 트러스트 & 뱅킹은 지난 9월 해외 국채 펀드에서 이탈리아 국채를 모두 팔아치우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 국채로 갈아탔다.
이 같은 추세는 일본 대형 투자신탁 사이에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위기가 깊어지자 고객들의 안전자산 요구가 높아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고쿠사이의 한 관계자는 “유로존 부채 문제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로존 부채위기 국가의 국채를 처분한 자금으로 일부는 일본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10년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1%를 밑돌지만 손실 리스크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움직임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한편 이날 ICPA에 따르면 47개 외국계 은행의 뉴욕연방준비은행 예치금이 9월 말 기준 7150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말 3500억달러에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자금 유입이 급증하면서 지난 8월5일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달러화 가치는 오히려 7.2% 상승했다.
대규모 재정적자와 부채에도 달러 선호현상이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잭 맥킨타이어 펀드매니저는 “달러화를 대체할 자산이 거의 전무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