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업계는 칩 개발 한창, 폰 메이커들은 '상용화 시기상조'
[뉴스핌=배군득 기자] 시스템반도체 업계가 내년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쿼드코어 칩셋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은 출시 여부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듀얼코어가 나온 시점이 일년도 채 안됐고 여전히 시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듀얼코어로 넘어오면서 문제로 제기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해결하지 못하면 쿼드코어 스마트폰 출시는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쿼드코어 단말기 출시 시기를 저울질 하고있다. 사진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출시한 듀얼코어 갤럭시S2 HD. |
17일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에 따르면 쿼드코어 단말기 개발을 검토 중이지만 내년 출시 시기를 판단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문제점인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어떻게 해결하는냐가 제조사로서는 딜레마인 셈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쿼드코어 스마트폰은 빠르면 2013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콘텐츠와 통신 네트워크 환경도 걸림돌로 꼽았다.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 LTE 전국망 상용화가 이뤄지더라도 듀얼코어 CPU로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듀얼코어 시장이 일찌감치 내리막을 걷는게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국내 단말기 제조 3사는 올해 듀얼코어 스마트폰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삼성전자 갤럭시S2는 누적 판매량 420만대를 넘어섰고 LG전자와 팬택 역시 옵티머스2X와 베가레이서가 100만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내년에도 1.7GHz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쿼드코어는 상당한 무리수가 뒤따른다. CPU 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주변 기기를 전부 바꿔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속도 경쟁은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온 상황”이라며 “발열, 배터리 소모 등 고성능 칩이 갖는 한계를 얼만큼 극복하느냐가 출시 시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는 칩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사용자가 체감하는 속도는 네트워크상에서 동일하다고 판단된다. 아직은 쿼드코어 단말기가 나오기엔 이른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올해 세계 최초로 듀얼코어 스마트폰을 출시한 LG전자 역시 쿼드코어 단말기 출시 시기는 다소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출시하게 된다면 이번에도 가장 먼저 내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LG전자 관계자는 “쿼드코어 단말기 출시 시기가 내년이라는 것은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시장에서 필요로 한다면 LG전자가 가장 빨리 낼 것이다. 쿼드코어 시장 선도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LTE폰에 올인을 선언한 팬택 역시 쿼드코어에는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듀얼코어가 어느정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까지 쿼드코어 주변기기도 활성화되지 않은데다 LTE망이 완전히 정착하지 않는다면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내놓더라도 단말기 원가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팬택 관계자는 “고사양의 단말기를 내놓는 것은 제조사라면 당연히 검토를 해야 한다. 환경 조성이 관건”이라며 “단말기 원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콘텐츠 확보가 필요한 시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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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