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신임 총리 내정자가 16일(현지시간) 엄격한 긴축 정책을 위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하지만 정치적 기반이 부족한 그가 '정치 배제'에 대한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내면서 '몬티 정부'가 긴축조치를 완만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양상이다.
◆ 몬티 총리 재무장관 겸임, '빠른 조치 효율성' vs '포용성 중요' 논란
이날 이탈리아의 몬티 신임 총리는 로마에서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만나 새정부에 대한 구상을 밝히면서 "우리는 유럽의 파트너들과 국제 기관으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며 "이번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변화가 특히 우리 나라가 직면한 긴장상태와 관련해 시장을 진정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몬티의 내각에는 경제 분야의 전문가 및 관료 출신 인사 등 전문성을 무기로 한 인물들로 구성됐으며 정치인은 배제됐다.
또 몬티 내정자가 총리와 재무장관을 겸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정부에 정치적 성격의 인물이 부족한 것은 (개혁 작업 추진에서) 당혹감을 줄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며 "정부의 작업에 방해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그의 노선 확정은 의회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세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결코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야권 역시 이에 대해 탐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
◆ 이탈리아 국채금리 7%대, 시장의 부채축소 압력 여전히 강력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채권 금리는 이날도 여전히 7% 부근에 머무르면서 세계에서 4번째 수준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주고 있어 몬티 내정자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캐나다 퀸즈대학의 필 구란도 정치과학 연구자는 "몬티 내정자는 그의 신용과 명성을 통해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몬티 총리는 그들의 정치적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희생도 각오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모든 그룹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긴축경제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정치적 후원을 결집시키는 것은 몬티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지적이다.
킹에셋매니지먼트의 니콜라 마리네리는 정부가 자산을 팔고 재산 공개를 포함해 부유세와 연금 및 교육, 건강보험료를 삭감하는 것을 강압적으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키지 않는 강압적 조치들이 광범위한 대중에게 적용되면 대중의 반발을 레이디가가가 드레스를 바꾸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특파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