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외환 옵션시장에서 유로화 하락을 겨냥하는 베팅이 급증해 주목된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데다 최근 독일 집권 기민당이 유로존 회원국의 자진 탈퇴를 허용하는 정강을 채택한 데 따라 유로화 하락 전망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현지시간) 1개월물 유로/달러 리스크 리버셜이 4포인트를 상회, 유로화에 대한 비관적인 시장 심리를 반영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지수는 3.5포인트를 밑돌았다. 수치가 높을수록 유로화 상승 베팅보다 하락 베팅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유로 하락에 베팅하는 파생상품 거래는 외환 트레이더들 뿐 아니라 주식이나 신용시장 거래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유로화가 조만간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ING은행의 톰 레빈슨 외환전략가는 “투자자들 사이에 최근 유로존 주변국 국채수익률 상승이 유로화 급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로화가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유로/달러는 1.30달러 선을 지켜내고 있다. 유로화가 강한 지지력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외환 현물 시장에서 유로화 하락 베팅 대신 옵션을 거래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유로화 급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의견에 점차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유로존의 상황을 감안할 때 적정 환율은 1.20달러 선이라고 레빈슨은 판단했다.
특히 국채 수익률 상승이 유로존 전반으로 확산되는 최근 상황에 유로화가 지지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은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레터에서 “유로화가 프랑스와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이외 국가의 국채 수익률 상승과 동조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