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伊총리 사퇴설 등 금융시장 불안감 증폭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유럽의 국가부도 '먹구름'이 이탈리아로 무섭게 옮겨가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퇴설이 제기되면서 증시가 널뛰기를 하는가 하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불안감과 혼란이 정국을 휩쓸고 있다.
금융시장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탈리아 경제를 개혁하고 반복되어 온 실패를 잘 극복한다면 이탈리아 재정이 회복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보다는 그의 '사망'이 임박했음과 이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이처럼 이탈리아가 유럽 재정위기에서 대형 뇌관으로 떠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로존의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이번 위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할 경우 그리스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실패의 충격을 가져올 것임은 자명하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글로벌 리서치의 타노스 밤바키디스 G10 FX전략가는 CNBC에 출연해 "이탈리아가 훨씬 더 체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탈리아는 실패를 하는 것도, 살아남는 것도 모두 큰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가 직면한 문제는 유로존에서 두번째로 높은 부채/GDP비율과 베를루스코니 정부를 대체할 확실한 대안부족을 포함한 부분이다.
밤바키디스는 "시장이 그를 믿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은 압력에 직면했을 때 더 많은 개혁을 도입했지만 이탈리아는 명확한 구조개혁 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단기물인 2년물 채권 시장의 움직임도 출렁이고 있다.
영국 EMEA 리서치의 캐슬린 브룩스 이사는 포렉스닷컴(Forex.com)에 "장기채무보다 단기채무가 더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투자자들이 그들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탈리아가 이미 구제금융의 간략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더 완전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좀더 실질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ECB는 지난 여름 이후 지속적인 수준의 채권 수익률 유지를 돕기 위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계속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의 정책위원회 이브 메르치는 한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부채와 관련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할 경우 이탈리아 채권을 구입하는 것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들이 이탈리아 정부에 압력을 넣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는 위험한 움직임이지만 현 시점에서 올바른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주 전 14페이지에 달하는 편지를 통해 이탈리아의 경제를 한달 이내에 자유롭게 만들겠다고 재차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퇴직 연령을 높이는 것과 관련한 합의를 구하는 데 전전긍긍하며 뚜렷한 변화를 내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집권 자유국민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으로 전체 하원에서 집권당 의석수는 과반수보다 1석이 모자라게 되면서 긴축재정안의 통과마저 불투명해진 상태다.
수만명의 시위대는 베를루스코니가 나라에 많은 해를 입혔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져만 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늦어도 화요일 오전까지 사퇴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는 등 그의 '퇴장'을 점치는 분위기는 더욱 짙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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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민선 특파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