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구제안 "국민투표 강행" 뜻
*그리스 국민투표 제안으로 구제금융안 "혼란에 빠져"
*비난 불구,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국민투표 강행" 밝혀
*S&P500지수, 10월 7일 이후 처음으로 14일 이평선 하향 돌파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 증시는 1일(현지시간) 새로운 구제금융안에 대한 그리스의 국민투표 소식으로 장중 내내 출렁이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2.48% 내린 1만1657.96, S&P500지수는 2.79% 하락한 1218.28, 나스닥지수는 2.89% 후퇴한 2606.96으로 장을 접었다.
전날 그리스 구제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요청한다는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의 '깜짝 제안'으로 지난주 유럽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유로존 채무위기 해결안의 이행 가능성이 불확실해지고,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를 비롯한 역내 중심 국가들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국민투표는 세부안 마련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판드레우는 국민투표와 함께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도 제안했다. 신임투표는 4일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발 돌발 사태에 2% 안팎의 하락세로 출발한 시장은 파판드레우의 국민투표안이 그리스 의회와 정부내에서 저항에 부딪혔다는 보도가 나온 후 낙폭을 축소하는 등 그리스발 헤드라인을 쫒아 등락했다.
그리스의 집권 사회당 의원 하라 케팔리두는 1일 의회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민투표안은 스스로 책임을 지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정부의 속임수"라며 국민투표 대신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거국 과도 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사회당의 한 고위 간부는 일부 의원들과 각료들의 반대로 "국민투표 제안은 기본적으로 사망했다"며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을 것인지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전 거래일에 이어 각각 5.9%와 6.3% 떨어지며 하락흐름을 주도했다.
S&P500지수의 10대 주요 업종은 에너지와 금융 종목들을 필두로 동반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단 이틀만에 5%가 떨어진 S&P500지수는 10월 7일 이후 처음으로 14일 이동평균을 하향 돌파, 단기 모멘텀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척도인 CBOE변동성지수는 16.05% 치솟은 34.77을 찍으며 10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NYSE와 Amex,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된 총 주식 수는 103억 주로 올해 하루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퍼포먼스 트러스트 캐피탈 파트너스의 트레이딩 담당 부사장인 브라이언 배틀은 "지난 주 시장은 유럽정상회담 합의안 도출로 랠리를 펼쳤으나 실행 리스크가 존재했다"며 "합의안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소식으로 나흘만에 해체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 구조의 취약한 연결고리는 은행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고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이 다시 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그리스 유권자들이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안에 반대할 경우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가 뒤따를 것이며 이는 다시 은행들의 손실 확대와 시스템적인 리스크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 속에 금융주가 약세를 보여 다우 편입 종목인 JP모간과 BofA 외에 씨티그룹과 모간 스탠리도 각각 7.66%와 7.99% 하락했다.
반면 지역은행인 뱅크 아틀랜틱스는 BB&T가 인수계획을 밝힌 후 110.97% 폭등했다.
한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는 1일 내년부터 직불카드(데빗카드) 사용자들에게 월 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키로 한 계획을 폐기했고 JP모간과 웰스 파고도 지난 주 직불카드 사용자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어닝을 발표한 세계 최대 제약사 화이자는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공개한 데 이어 양호한 내년도 전망을 재확인하며 0.36% 전진했으나 스위스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는 실망스런 3분기 어닝에 밀려 7.8% 떨어졌다.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는 예상을 웃도는 미국내 10월 월간 판매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9.75%와 5.14% 후퇴했고 기대 수준을 밑돈 토요타는 2.17% 미끄러졌다.
개장을 전후해 발표된 국내외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부정적 흐름을 보이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은 1일(미국시간) 10월 전국 제조업 지수가 50.8을 기록, 직전월인 9월의 51.6에서 후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 전문가 예상치 52.0을 상당폭 하회하는 결과다.
중국의 10월 제조업경기도 2009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으며 영국 제조업 경기 역시 약 2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9월 건설지출은 공공부문의 부진으로 전월의 수정치에서 0.2% 오르며 연율 기준 7872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 부문에 걸친 정부지출 삭감으로 9월의 공공건설 지출이 0.6% 감소한 반면 민간부문 건설지출은 주택부문과 비주택부문 지출이 각각 0.9%와 0.3% 증가한데 힘입어 0.6% 늘어났다.
미국 국제쇼핑센터위원회(ICSC)는 10월 마지막 주(10월 29일 기준) 주간 체인스토어 매출이 전주비 0.7% 증가했으며 연간으로는 3.0%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2일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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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