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CJ제일제당이 프리미엄 면 전문 브랜드 '제일제면소(第一製麵所)'를 신규 론칭하자 주변에서는 브랜드 이름을 놓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기존 CJ제일제당의 식품브랜드 ‘프레시안’, ‘백설’, ‘해찬들’, ‘다시다’ 등과 비교하면 다소 고전적인 옛 풍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단순 직역하면 '첫째로 면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이 브랜드명을 이견없이 채택했다고 한다. 기존의 '제일제면소'인지도 활용과 보이지 않은 상징성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설명이 회사안팎에서는 나온다.
제일제면소는 기존 상온면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다. 기존 오뚜기가 독점하다시피한 상온면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약 10%대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시장 점유율에 있어 다소 정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CJ제일제당의 이번 제일제면소 대대적 출시는 사실상 상온면 시장의 강자 오뚜기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평가다.
그렇다면 이런 도전적인 브랜드의 이름이 복고풍의 ‘제일제면소’로 지어진 것은 어떤 이유일까.
사실 제일제면소의 브랜드를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CJ제일제당이 아닌 CJ푸드빌이다. CJ푸드빌은 지난 8월 CJ제일제당센터 지하에 마련된 푸드월드에 면 요리 전문점 제일제면소 1호점을 오픈했다.
제일제면소는 우동면·소면·메밀면·쌀면 등 다양한 면을 선보이면서 푸드월드 안의 음식점 중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제일제면소 브랜드를 함께 쓰기로 결정한 것도 이대목이 유효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일제면소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지금은 푸드월드에서도 가장 손님몰이가 되는 음식점 중 하나가 됐다”라며 “프리미엄 면 요리 브랜드를 함께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같은 브랜드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CJ제일제당의 식품 브랜드가 오랜 전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70년대 냄새가 나는 ‘제일제면소’의 작명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늘날의 삼성그룹 뿌리가 된 ‘제일’ 브랜드에 대한 선호라는 해석도 있다. CJ그룹의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옛 제일제당)은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기업으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물려받았다.
이재현 회장이 그룹 전사적으로 강조하는 ‘온리 원(only one) 정신’도 제일제당의 ‘제일(第一)’에서 비롯된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CJ가 CJ제일제당센터에 이병철 회장의 홀로그램 흉상을 내거는 등 적통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며 “‘제일’이라는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도 삼성가의 적통에 대한 의미 부여가 아닌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품명 자체가 주요 마켓팅력의 하나로 평가받는 시대에 국내 유수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은 '고전적'이름에 이번엔 승부수를 띄웠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