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리더가 남겨야할 유산이 뭐냐고 물으면, 저는 훌륭한 문화와 시스템을 남겨야한다고 답합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아카데미입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의 말이다. 그는 자신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남겨야 할 가장 큰 성과와 결과가 테스코-홈플러스 아카데미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인천 무의도 테스코-홈플러스 아카데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카데미의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리더에게는 탁월한 재무 숫자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이와 같이 답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
실제 이 회장에게 홈플러스 아카데미는 각별한 의미다. 그가 취임 이후부터 수차례 최대주주인 테스코그룹에 요청해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스코그룹이 진출한 국가는 총 14개국. 지금까지 전무했던 연수원을 한국에 짓자는 얘기가 쉽게 받아드려졌던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이 회장은 테스코그룹의 임원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면 국내 주요 대기업의 연수원을 견학코스로 넣고 틈 날때마다 아카데미 설립을 건의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테스코그룹 본사가 있는 영국에도 연수원이 없는데 왜 한국에 짓냐, 심지어 중국에서는 땅 공짜로 준다는데 왜 한국이냐는 반발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룹의 한국에 대한 신뢰가 엄청나고 첨단 환경, 테스트배드의 성격 때문에 결국 한국에 정하게 됐다”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테스코그룹은 아카데미 설립을 위해 520억원의 100% 외자투자를 결정했다. 연간 교육인원 2만 4000명의 세계 최초의 글로벌 기업 해외 연수원이 설립되게 된 것.
이곳에서는 친환경, 리더십, 스마트, 서비스, 문화, 명장 아카데미 등 6가지 컨셉의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특히 14개국 리더의 참여로 전세계 문화를 융합시킨 글로벌 리더를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POP(팝)에 이어 K-DU(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K-듀는 한국(Korea)와 에듀케이션(education)의 합성어다. 글로벌 리더 교육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목표다.
실제 이 회장의 애착 처럼 아카데미 곳곳에는 그의 손길이 닿아있다.
아케데미가 위치한 장소선정부터 이 회장의 식견이 발휘됐다.
이 회장은 “한때 풍수지리를 공부한 적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금계포란형(金鷄抱卵: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형 땅”이라며 “뒤로 보면 국사봉이란 산이 있고 산이 날개를 피듯이 내려오고 비전하우스 위치로 날개가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식당에 위치한 별실 두 개는 각각 ‘금계룸’, ‘금란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런 배경이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이 사비로 보유해온 각 홈플러스 점포의 조각상, 조형물의 미니어처도 전량 아카데미에 기증돼 전시됐다. 교육실에 정방형 책상, 정원의 소나무, 비대칭형 브릿지 디자인 등도 모두 이 회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그는 “대게 신입사원에게 ‘어떤 사람이 될거냐’고 물어보면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며 “하지만 난 CEO입장에서 보면 회사에서 필요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문화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후계자가 양성돼 있다면 더 좋다. 내가 필요없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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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