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사들, 잇따른 유증에 덩치 커지나 수익감소로 '고전'
- 전분기대비 실적 반토막 우려도...대부분 긴축경영 돌입
[뉴스핌=홍승훈 기자] 대형 증권사들이 유증으로 덩치는 커지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는 엇박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요건을 갖추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잇달아 추진하는 가운데 당장의 급변동장세 속에서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대규모 유증을 통해 자기자본은 크게 늘지만 떨어지는 수익성 앞에서 밸류에이션이 추가 하락, 주가는 맥을 못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주요사들에 대한 잇따른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하향도 이 때문이다.
지난 2/4분기(7~9월) 결산으로 분주한 증권사들의 실적 컨센서스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증권사의 전분기 대비 2Q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트레이딩부문 등 전 분야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전분기대비 반토막이 난 회사도 나올 전망이다.
지난 1/4분기 9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증권의 경우 2/4분기 600억원 안팎의 영업익이 예상됐다. 매월 세전으로 300억원 이상 벌어온 삼성 역시 9월 들어 크게 까먹은 셈이다.
랩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증권은 우선 최근 두달여 증시폭락 이후 급변동성 장세 속에 이탈한 고객들의 랩 자산으로 수수료가 크게 줄었고, 상품운용 역시 손실이 컸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최근 인력 등 집중 투자를 해온 홍콩법인에 대한 우려감도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일단 삼성은 최근 이같은 위기감 속에 비용절감 전략에 돌입하며 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비용감축에 발벗고 나서며 사태를 풀어가는 상황이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지난 7~8월 근근히 버티던 두 회사는 9월 들어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8월 폭락장에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며 브로커리지부문이 버텨냈지만 9월들어 거래대금이 하향 평준화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
대우와 우투 역시 자산관리부문에 집중했던터라 랩 고객자금 이탈에 따른 수수료 감소, 일부 유가증권에 대한 감액손실이 더해졌다.
우투의 경우 한전KPS가 손실을 터는가 싶었지만 유진기업 등 여타 유가증권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1/4분기 실적이 워낙 저조했던 탓에 2/4분기 이익 변동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브로커리지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우증권의 경우 8월까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대우 역시 9월 시장 거래대금의 하향 평준화로 인한 브로커리지 이익감소, 랩 이탈, 그리고 일부 유가증권에 대한 감액손실이 실적부진 요인으로 꼽혔다.
그나마 중대형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이 실적 선방을 했고 현대와 대신, 미래에셋 등 대부분 중대형사들의 이익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A사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증 불확실성이 소멸되고 지수 상승으로 최근 증권주들이 올랐지만 향후 실적을 감안하면 단기랠리에 그칠 것"이라며 "유증으로 돈은 끌어놓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니 밸류에이션은 더 떨어지고 결국 상승 기대치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사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권사들이 비용을 급격히 줄이며 소위 '실적 마사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실적을 예상하긴 어렵다"면서 "최근 증권가에 나오는 비용절감 및 구조조정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다만 자본은 늘고 수익성은 줄어드는 증권사들이지만 투자전략 차원에선 다소 다른 시각을 제시한 이도 있다.
C사 애널리스트는 "지금 증권주의 주식시장내 비중은 1.6%로 사상최저 수준"이라며 "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른 연기금 육성 가능성 등 증시 주변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낙폭이 과대해 중장기 측면에선 증권주에 대한 투자를 권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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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