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누구보다 정직해야 할 정치인, 장로가 대표로 재직중인 건설사가 담합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건설업계의 모럴헤저드 논란이 다시금 불 지펴지고 있다.
10일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서희건설과 계룡건설은 국방부가 지난 2007년 발주한 '계룡대·자운대 관사 민간투자 시설사업' 입찰 참여 시 투찰가격을 담합했다.
서희건설과 계룡건설산업 관계자는 지난 2008년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만나 투찰가격에 대해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사업비 대비 100%에 근접한 높은 투찰률을 제시해 누가 낙찰되더라도 높은 가격으로 수주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결국 서희건설이 이 공사를 수주했고 탈락한 계룡건설에 10억원의 보상을 약속했다.
입찰 담합이란 사실 그다지 신기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일의 '질'이 심각한 것은 사전에 보상금에 대한 논의도 마쳤다는 점이다. 이쯤이면 공정위 발표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낙찰되지 못한 건설사는 아예 보상금을 노린 '들러리'를 위해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공정위는 경쟁을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입찰담합 법정 최고 부과기준율인 10%를 적용해 서희건설에 51억 6600만원을 계룡건설산업에 25억 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더욱이 두 회사는 누구보다도 정직을 강조해야할 업체라는 점에서 업계에 던진 파장은 작지 않다.
우선 계룡건설은 충남의 대표 건설사로 건설사업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환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은 13·15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한때 공동여당의 부총재까지 오른 인물이다. 또한 ‘계룡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사생대회 등 각종해사와 역사 바로잡기 사업도 후원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강연회 등을 통해 학생들과 직접 대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편, 서희건설은 교회, 학교건설을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 성실하고 정직한 건설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교회의 장로이기도 하다. 서희건설은 TV광고를 통해 ‘그곳에 가면 사랑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서희건설은 기존 건설사와 ‘다른’기업임을 어필했다. 이 회장은 작은 학교, 교회를 짓더라도 일일이 공정을 챙기며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이인구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 물러나 있는 점을 감안할때 회사를 총괄하는 이 회장은 그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담합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사회 지도층으로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할 건설사 대표가 담합과 보상금 거래 등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개입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건설업계 모럴헤저드가 이번엔 이들 두 회사에서 나타났다는 점은 건설업계로선 '치욕스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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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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