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파트타임 일자리가 증가 주도
[뉴스핌=문형민 기자] 사상 처음으로 국내 여성취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연령별로는 50대, 취업시간별로는 36시간 미만 파트타임 일자리가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위 말하는 '좋은 일자리'보다는 저임금-저숙련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여성취업자 증가 원인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취업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2분기에는 1013만명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54.5%, 52.6%로 OECD 국가 평균인 64.8%, 59.4%를 크게 밑돌고 있다. OECD 국가들에 비해 노동시간이 길고, 야근이 잦아 젊은 여성들이 노동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가임기와 육아부담에 해당하는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0% 중반대에 머물어 OECD 국가 평균 70%내외에 크게 못미친다.
여성노동시장은 50대를 중심으로 중고령층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의 일자리는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에도 8만개 늘었고, 작년부터는 연평균 12만개 이상씩 증가했다. 전체 일자리 증가분의 70~90%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전체 여성 일자리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3.7%에서 올 상반기 20.1%로 6.4%p나 뛰었다. 반면 30대 취업자 비중은 같은 기간 23.7%에서 21.1%로 줄었다. 여성취업자 평균 연령은 2000년 40.0세에서 올 상반기 42.8세로 높아졌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 여성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었고, 뒤이어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었다. 제조업은 지난해 7만 7000개 여성 일자리가 창출돼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다만 여성취업자수 확대를 주도하는 50대는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부문에서 많이 늘었다. 상대적으로 고학력 인구가 많은 20~30대가 선호하는 교육 서비스 일자리는 감소했다.
한편, 최근 여성의 일자리 증가는 주간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파트타임)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체 취업자 중 이들의 비중은 2009년 19.1%에서 지난해 21.8%로 늘었다. 특히 서비스업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단시간 근로자는 2/3 이상이 10인 미만 종업원을 보유한 영세사업장에서 근무한다. 이는 단시간 근로자가 주로 저임금-저숙련 일자리에 집중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찬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여성 노동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문화 정착, 여성친화적 산업 육성 등이 필요하다"며 "직장 보육시설 설치 활성화, 기혼 여직원을 위한 멘토지원 프로그램, 유연근로제 확대 등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 단시간 근로의 고용 안정과 적정임금 제공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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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