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美·EU 수출 견조해
[뉴스핌=김민정 기자]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줄면서 8월 경상수지가 4억 달러 흑자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은 흑자 규모를 기록했다. 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8월에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한은은 9월에도 경상흑자 행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지난 7월 전망한 연간 155억달러 흑자도 무난하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수출이 견조하기 때문이다.
29일 한은은 잠정 집계한 8월 경상수지가 4억 달러 흑자로 전월 37억7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억 5400만 달러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기록이지만, 18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1~8월 누적으로는 122억 8000만 달러 흑자다.
상품수지의 흑자규모가 기업의 하계휴무와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의 47억 3000만 달러에서 4억 8000만 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다만, 서비스수지의 적자 규모는 여행수입이 증가하면서 전월의 6억 9000만 달러에서 5억 8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한은 경제통계부 양재룡 부장은 "7월말과 8월 초순에 기업들의 하계 휴가가 집중됐다""휴가패턴이 순환근무제가 아니라 공장가동을 멈추는 방식으로 전환돼 7월에 조기선적을 하는 성향이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7~8월 평균으로 보면, 경상수지는 21억 달러 정도"라며 "1~8월 평균이 14억달러이면, 7~8월 평균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상품수지만 봐도 7~8월 평균 26억 달러, 1~8월이 23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그 보다도 높다는 관측이다.
양 부장은 "8월 한 달만 보고 평가할 것은 아니다"라며 "7~8월 묶어서 같이 봐야 추세를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9월에도 이러한 경상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재룡 부장은 "반도체나 LCD 등 일부 품목의 어려움은 있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은 수출호조가 지속돼 경상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원소득수지의 흑자규모는 배당 및 이자수지의 개선으로 전월 7000만 달러에서 7억 달러로 크게 확대됐고, 이전소득수지의 적자규모는 대외송금 수지가 개선되면서 전월 3억40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줄었다.
금융계정은 전월(24억 8000만 달러)과 비슷한 23억 7000만 달러의 유출초를 나타냈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해 직접투자는 전월의 3억 3000만 달러 유입초에서 10억 4000만 달러의 유출초로 전환했다. 증권투자도 외국인 주식투자의 큰 폭 순유출로 전월 92억 6000만 달러 유입초에서 29억 2000만 달러 유출초로 돌아섰다.
파생금융상품은 전월의 5억 3000만 달러 유입초에서 18억 7000만 달러 유출초로 전환됐고, 기타투자는 은행의 차입으로 65억 8000만 달러 유출초에서 40억 달러 유입초로 전환했다. 준비자산은 월중 5억 4000만 달러 늘었다.
자본수지는 4000만 달러의 흑자를 시현했다.
통관기준 수출은 8월중 459억 4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5.9% 증가했다. 석유제품, 선박, 화공품 등의 수출은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일본, 미국 및 중국 등에 대한 전년동기대비 수출 증가세는 지난 7월에 비해 확대된 가운데 EU에 대해서는 증가로 전환, 중남미에 대해서는 감소로 전환했다.
통관기준 수입은 8월중 454억 6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보다 28.9% 늘었다. 수송장비, 정보통신기기 및 비철금속 등의 수입증가세는 확대됐으나 원유, 기계류와 정밀기기, 내구소비재 등은 둔화됐다.
양 부장은 경기둔화 우려에 대해 "EU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지난 7월 수출이 전년동기비 15.4% 감소에서 8월에 12% 증가로 전환했다"며 "미국과 일본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라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우려는 별로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의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인 155억 달러 흑자와 관련해 양재룡 부장은 "국제수지는 지금 나와있는 잠정치를 가지고 한 달이상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망치까지 32억달러 정도 남아있는 셈인데, 과거 통계상으로 155억 달러는 무난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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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