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를 요구하는 정부, ' 시장논리'강조하는 기업
일자리가 복지의 출발이다. 이른바 '공생발전'도 기본적으로 일자리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기업들이 역동성과 진취적인 성향으로 땀 흘려 일할 때 기초가 튼튼한 사회가 완성된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www.newspim.com)은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주제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일자리관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더 많이"로 요약된다. 임기 4년을 보내고 있는 현재까지 이 같은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치적 이슈에 휘둘리지 않고 일관된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자리관에 대해 기업들은 다소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 어려운 경영 현실에서 정부가 만족할, 특히 숫치적으로 요구(?)하는 일자리 창출은 부담이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급조한 듯 일자리를 만들면서 기업이나 취입자 모두의 '고용 질'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채찍과 당근'의 정책을 구사하면서 '일자리 이슈'를 기업에게 반 강제적으로 전가하는 모양새도 시장논리에 썩 부합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MB '고용 확대' 주문..기업은 '괴리감'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7% 성장, 300만개 일자리 창출, 연단위 6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취임한 후 청년 창업 지원과 함께 재계 총수들을 여러 차례 청와대로 불러 '고용 확대'를 주문했다.
이런 맥락에서 취업자를 25만명 증가시켜 고용율을 증가세로 반전시키고 실업률은 3% 초반으로 낮추는 소위 '2010 고용회복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용을 위한 각종 제도도 도입했다. 단적으로 일자리에 기업과 취업취약계층이 적극 참여하도록 올 상반기까지 세제·재정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본 시스템을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고졸이하 미취업자를 전문기능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한 전문인턴제 도입과 기업의 고용 유인을 높이기 위해 고용투자세액공제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또, 매년 11월 11일을 고용의 날로 지정, 고용창출 100대기업을 선정하겠다고 내걸었다. 나아가 구조적 고용창출 노력을 통해 매년 고용률을 0.1%포인트 이상 제고함으로써 향후 10년 이내 고용률 60%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현실은 다소 괴리감을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대통령의 기조에 적극 부흥하고 있지만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 현실에서 장기적 관점의 일자리 창출에는 부담이 높다는 것.
정부가 직접 나서 고용을 늘리는 정책에 기업이 단기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시장에 맡겨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 수단으로 기업이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순기능적 일자리 창출이 늘어나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급조한 듯 고용을 늘리다보니 질적인 면에서 취업자에게도 마이너스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 땜질식 처방..고용여건 개선은 제자리
리먼사태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고용여건은 개선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단적으로 전체 실업자 수는 지난 2008년 77만명에서 2009년 89만명, 2010년에는 92만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비율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산업분야 각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이미 50%를 넘어섰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일 정도다.
완전한 일자리 창출이라기보다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한 셈이다.
대기업들도 이 같은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현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양산되고, 이런 현상은 결국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산업연구원의 '기업 역동성과 일자리 창출' 보고서(2010년)는 "기업들이 매출 감소에 불구하고 가능한 한 고용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결과, 생산성이 크게 하락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직접 고용이나 민간 고용 지원 정책은 장기적으로 노동을 포함한 생산자원의 원활한 이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공부문과 전문서비스업에서의 취업자 수는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으나 전반적인 고용 회복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며 "제조업은 구조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원활하지 않고 해외수요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규 고용의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사회적으로 수용할 만한 고용 목표를 정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을 보호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양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경제는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외환위기와 맞먹는 '불황 쓰나미'가 우리나라에도 몰아닥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투자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자연히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3조원 가량의 예산을 쓰고 있다는 청년 창업 정책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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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