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부산저축銀 사태 막아라, 예보 사장은 부산까지
[뉴스핌=한기진 채애리 김민정 기자]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 시작된 19일. 후폭풍은 문을 닫게 된 저축은행 말고도 살생부 명단에 오르지 않은 다른 저축은행에까지 미쳤다.
여의도 오후 3시 제일저축은행 지점 4층. 300명은 족히 돼 보이는 사람들이 텅 빈 사무실을 가득 메웠다.
“다 사기꾼들이야. 회장도 금융위원장도” “저번에는 영업정지 없다고 했잖아.”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사람들이 영업정지 관련 설명을 위해 나선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를 에워쌌다. 경찰이 곳곳에 있었지만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 고객이 “누가 회사를 망가뜨렸나?”고 소리치자 “조용히 해, 일단 들어보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울과 수도권 등 저축은행 객장은 패닉 상태였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로 부산 지역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익히 접한 뒤라 불안은 극에 달했다. 자산규모 업계 2, 3위 저축은행이 포함됐기에 충격이 더했다.
가방을 등에 맨 김모(70)씨는 “어떻게 모은 돈인데 언제 받아갈 수 있는지 설명을 들어도 불안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가 “가지급금을 2000만원까지 받고 나머지는 매각에 성공하거나 예보가 지급해야 한다”면서 “어떤 시나리오가 좋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며 확성기에 대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성난 고객들은 “다 자기들 마음이냐, 이자 2%대가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영업정지를 당하지 않은 토마토2저축은행 명동 지점도 모기업인 토마토저축은행이 문을 닫게 된 영향인지 1000명이 넘는 대기자가 생겼다. 이 저축은행은 살생부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불안한 고객들이 몰려온 것이다.
한 예금주는 "저축은행 부실 문제가 다 끝난 것처럼 해 놓고는 다시 영업정지를 하니까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며 "뱅크런(대량예금인출) 사태가 일어나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5000만원 이상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인출해 놓자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예금주는 “23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데 어떻게 하냐”고 초조해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 선릉에 위치한 솔로몬저축은행 본점에 온 한 예금자는 “토마토저축은행에도 예금이 예치돼 있는 상태다”며 “대형 저축은행도 영업정지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저축은행에 예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평소와 방문객 수는 비슷하다”며 “예금 인출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비교적 조용하다”고 말했다.
◆ 김석동 위원장 진화뒤에도, “정부의 말을 더 이상 못 믿어” 분위기
토마토2저축은행의 뱅크런을 막기 위해 김석동 위원장은 서울로,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본점이 있는 부산으로 갔다. 두 사람 모두 2000만원씩 예금하며 사태 확산 예방에 직접 나섰다.
김 위원장은 정문으로 명동 지점에 들어왔다. 1차 영업정지 때는 부산에 있는 우리저축은행에, 뒷문으로 들어갔다. 그때도 예금 인출 사태가 더 확산되기 전에 서둘러 불끄기에 나섰었다. ‘부산 민심’이 흔들리고 있어 대책이 필요해 움직였던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엄격하게 경영진단을 실시한 결과 토마토2저축은행은 BIS비율이 6.26%로 정상경영이 가능하다"며 "토마토2저축은행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예금자들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한 고객은 “정부가 매번 괜찮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아서 정부의 말을 더 이상은 못 믿겠다"고 했다.
이날 하루 토마토2저축은행에서 416억원이 빠져나갔다. 총수신(1조 5000억원)의 2.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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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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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토마토, 제일 저축은행 등 7개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발표하고 첫 영업일인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토마토 저축은행 본점을 찾은 예금자들이 신흥3동 주민센터에서 예금자 설명회를 듣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 토마토2, 예금주들 초조로 뱅크런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