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지도자들, 채무위기 불안감 진화 실패
*트로이카-그리스, 구제금융협상 타결 접근
*애플,장중 사상 최고가인 411.50달러 찍어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증시는 19일(현지시간) 5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으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과 미국의 적자 감축안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앞을 다투어 지난 1주일간의 차익을 실현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장 막판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 조사단과 그리스 재무장관 사이의 컨퍼런스 콜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지급에 대한 합의에 접근했다는 소식에 낙폭이 크게 축소됐다.
다우지수는 0.94% 내린 1만1401.01, S&P500지수는 0.98% 후퇴한 1204.09, 나스닥지수는 0.36% 빠진 2612.83으로 장을 막았다.
시장은 이날도 유럽발 헤드라인에 의해 출렁댔다.
지난 주말 폴란드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성과 없이 끝나자 유로존 지도자들이 그리스 디폴트를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에 따라 은행주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임박한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공공부문의 재정지출을 줄이고 세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국제 채권자들의 지적도 위험자산 기피성향을 강화하며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을 부추켰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수석 증권 전략가 필 올랜도는 "우리는 마치 대규모 두더지 잡기 게임(Whac-a-Mole)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누구도 문제를 해결할 확실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문제는 그리스인들이 긴축조치를 따를 의향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재정적책에 관한 회의감도 위험기피심리를 조장하는데 기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부유층에 대한 증세 등을 통해 향후 10년간 미국의 적자를 3조달러 삭감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공화당은 즉각 이를 "정치적 쇼"로 규정, 적자 감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적자 삭감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세제 개혁과 법인세 인하를 위해 의회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세제개혁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세수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부유층에 대한 세율은 1990년대 수준으로 환원돼야 하며 중산층에 대한 세율이 백만장자들보다 더 높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공정한 조세부담 없이 메디케어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어떤 법안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2% 이상 하락했던 시장은 구제금융 순차분 제공과 관련한 트로이카와의 대화가 생산적이었으며 20일 컨퍼런스콜을 재개한다는 그리스 재무부의 발표로 낙폭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이에 따라 유가가 하락하면서 S&P 에너지종목지수는 1.46% 떨어졌고 유럽 은행들이 부진을 반영하며 S&P금융지수는 2.74% 후퇴했다.
모간 스탠리와 씨티그룹은 각각 7.9%와 4.42% 밀렸으며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도이치 뱅크와 바클레이즈도 4.57%와 7.02% 내렸다.
넷플릭스는 영화 스트리밍 사업과 DVD우편배달 서비스 사업을 분리한다고 밝힌 뒤 7.37% 밀렸다. 골드만 삭스는 이 회사의 주가 목표를 330달러에서 270달러로 내렸다.
광범위한 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장중 일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2.78% 오른 411.63달러로 마감했다.
반도체사들은 UBS의 투자의견 상향조정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아날로그 디바이시스는 각각 0.43%와 0.03% 전진했고 맥심 인티그레이티드는 0.67% 상승했다.
그룹을 세개의 독립된 상장기업으로 분리한다고 발표한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2.4% 올랐다.
중장비 제조사인 캐터필라는 투신사인 레이몬드 제임스가 주가목표를 '강력 매수'에서 '시장 수익률 상회'로 하향조정한 여파로 1.51% 밀렸다.
재보험사인 트랜스아틀랜틱은 1.97% 빠졌다. 이 회사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로부터 주당 52달러의 인수제안을 접수했으나 제안가격이 너무 낮다고 밝혔다.
한편 스위스 은행인 UBS의 ADR(미주식예탁증서)는 당초 20억달러로 예상했던 트레이더의 임의 거래로 인한 손실액이 2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3.11% 급락했다.
이 은행은 리스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한편 19일 발표된 미국의 9월 NAHB(전미주택건설연합체)/웰스 파고 주택시장지수는 직전월의 15에서 14로 떨어지며 전문가 예상치인 15를 밑돌았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주택경기를 양호하게 보는 건설업자들이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업자들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2006년 4월 이후 계속 50 이하에서 머물고 있다.
투자자들은 20일과 21일 양일간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부양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투자자들을 위험자산으로 유도하기 위해 장기채 매입 및 단기채 매각을 통해 장기물 국채의 이자율을 올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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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