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대상의 외국기업 소송늘어 재계 술렁
[뉴스핌=이은지 기자] 코오롱이 9억 1900만달러(한화 약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낼 처지에 몰리면서 코오롱그룹은 물론 재계가 다소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특허전쟁에서 보듯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한 갖가지 소송이 확산되는 양상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배상금 규모의 '리스크'가 상상을 넘기 때문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지방법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듀폰(DuPont)사가 한국의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상대로 자사의 '케블라' 섬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듀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코오롱은 이에 15일 "분명하고도 명확한 법률적, 사실적 근거들을 토대로 항소심에 임할 것"이라며 "이번 판결을 바로 잡기 위해 모든 법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특히 이번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은 아리미드 섬유 시장에서 듀폰이 코오롱을 배제시키기 위해 코오롱을 상대로 다년간 진행한 행위의 결과라는게 코오롱측 입장이다. 더욱이 이번 소송에서 듀폰사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상당 부분은 이미 일반에 공개된 정보들이라는 것.
그러나 코오롱의 이와같은 강경 대응 방침에도 시장은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가격 제한폭까지 하락한 7만 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4거래일만에 30%이상 급락한 것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이러한 주가하락은 한화 약 1조원에 달하는 배상금액에 대해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기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순이익은 약 21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패소시 물어줘야할 1조원은 자칫 기업의 존폐를 흔들만큼 막대한 금액으로 비춰지기 때문.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주회사 코오롱 기업가치의 58%를 차지할 만큼 주력 자회사라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의 경우 코오롱건설의 유동성 리스크, 네오뷰코오롱의 영업적자 문제 등으로 기업가치가 많은 할인을 받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여기에 주력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악재까지 겹쳐 난감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 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9억 1900만달러에 달하는 배상 금액과 코오롱측 케블라 관련 매출액 500억규모와 터무니없이 차이가 나 혹 완전 패소한다하더라도 현실적인 배상금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기 때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난해 케블라 관련 매출액은 약 500여억원에 불과하다. 이번에 배상 판결을 받은 1조원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 듀폰사의 실질적인 손실액을 측정하는데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코오롱이 항소심에서 패소한다고 하더라도 금액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것.
업계 전문가는 "15일 코오롱의 주가 하한가는 1조원이라는 금액에서 오는 과도한 우려일 뿐, 실제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 금액을 다 배상하는 상황이 오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코오롱관계자도 "항소심에서 보다 공정하고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을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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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