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점 통폐합 이어 임원 임금, 부서 판공비 삭감 등 비용절감 자구책
[뉴스핌=홍승훈 기자] 동양종금증권이 허리띠를 졸라맸다. 국내 증권사 중 최대 지점망(163개)를 구축해온 동양증 권이 하반기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며 20여개 이상 지점을 감축하는데 이어 임원 임금 삭감과 부서 판공비 축소 등 다양한 비용절감 자구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원 임금삭감의 경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일부 증권사들이 단행했지만 이후로는 없었다.
이같은 자구책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재무 위기상황 속에서 최근 증시 주변여건이 악화되면서 동양증권내 사업 부문별 이익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금업무 역시 올해를 끝으로 접게 되면서 고객 이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동양증권 사내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1/4분기(4~6월) 동양증권의 기타포괄이익은 총 53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2/4분기(7월~9월) 상황도 만만찮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거래대금 규모는 늘었지만 각 사업부문 이익은 비용을 충당하기에 급급하다.
결국 고비용 구조를 더 이상 방치했다간 자칫 적자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전사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것인데 일각에선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한다.
증권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수익은 들쭉날쭉한데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경영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점포통폐합, 임금삭감 등의 조치도 이 때문인데 지금으로선 생존을 위한 전략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평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이번 지점 통폐합은 자산관리 고도화 차원의 지점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이라는 입장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현재 162개의 점포가 통폐합과정을 거쳐 140여개로 줄어들 예정"이라며"CMA시장 선점을 통해 확보한 고객에게 보다 세밀하고 정교한 서비스를 위해 점 포환경을 바꾸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내 비용절감책과 지점 통폐합은 무관한 이슈라 는 점도 덧붙였다.
임원 임금삭감 등 기타 비용절감안에 대해선 "임원 임금을 일정부분 삭감키로 했고 수익감소에 따른 본부별 비용절감에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단순 비용절감 차원이라기 보단 수익극대화 전략"이라며 "지난달 발족한 태스크포스팀 또한 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지점 통폐합을 통한 동양증권의 대형점포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고 관망했다.
증권사 한 리테일담당 임원은 "요즘 지점에 나가보면 파리가 날리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 우려도 있지만 이미 자산관리영업, 특히 PB(프라이빗뱅킹)업무를 강화하며 시장을 선점한 대형사들도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중형사의 입지는 갈수록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동양증권으로선 당장 종금업무 종료에 따라 이자수익 감소도 감내해야 한다. 종금업 대부분 이 부동산 PF였는데 이 규모가 크게 줄었고, 어음취급도 불가능해졌다. 특히 어음을 취급하면서 이를 CMA에 활용하던 장점도 사라지며 고객 확보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증권사 다른 애널리스트는 "동양증권의 경우 비용증가분을 탄력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현재 마진이 거의 없어진 상황까지 내몰렸다"며 "현 주가가 이를 대변한다"고 답변했다.
과거 종금업무를 담당하던 NPL(부실채권) 팀원들 상당수도 이탈하며 사내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다. 종금업무가 유일하게 남아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최근 기업여신본부내 인력 10여 명을 영입한 이들 중에는 동양증권 출신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점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임원들이 자진해서 임금을 줄이기로 한 것"이라며 "경영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심기일전해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인 만큼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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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