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유로존 채무 위기는 마치 '흡사병'처럼 지역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으며, 비록 중국이 외환보유액 중에서 유로존 손실 위험은 작은 편이지만 수출 산업에 충격을 줄까 우려된다고 중국 경제전문가들이 지적했다.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일보(People's Daily) 해외판은 "2009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유럽 채무 위기는 마치 14세기 흑사병처럼 유로존 전역을 휩쓸고 있다"고 비판적으로 분석한 장즈샹 및 장차오 중국개발은행 경제분석가들의 논평을 실었다.
런민은행(PBoC) 국제주임 출신인 장즈샹 등의 견해가 중국 주요 지도부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중국 관영매체에서 나온 중국 관료들의 견해를 보면 중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즈샹 등은 "유럽 채무위기의 손실 위험은 미국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악재가 중국 외환보유액에 미칠 충격에 비해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실질 수요가 감소할 경우 중국 실물경제가 받는 충격은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논평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회동을 앞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이들 양국 정상은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27개국은 20101년 현재 중국과 3950억 유로의 쌍방 교역 규모를 기록하는 등 유럽은 중국의 최대 교역파트너이다. 지난해에만 교역규모가 13.9%나 증가했으며, 중국의 대유럽 수출액은 2819억 유로로 18.9% 증가율을 나타냈다.
최근 중국 지도자들은 유럽이 채무 위기를 해결하고 다시 건강한 회복세를 찾을 것이라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런민일보의 해외판의 논설 기고자들은 유로존의 문제는 뿌리 깊은 제도적 실패를 나타내며 신뢰 및 경제성장 회복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적인 견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어서 논란이 일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한편, 이날 런민일보 국내판은 논설을 통해 "유럽과 미국 채무 위기로 인한 혼란에서 안전지대는 없다"면서,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국제자본이동과 같은 장기 추세가 존해하기는 하지만, 최소한 지금 아시아 통화들은 새로운 안전통화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