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미국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국내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높아 미국 정부가 제기해온 한미 양국간 자동차 무역 불균형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엄청난 수의 현대·기아차가 미국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포드와 크라이슬러, 쉐보레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수차례 반복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의회를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법안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지만, 양국간 자동차 무역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오해를 낳을 여지가 적잖다는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양국은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판매 점유율은 9%에 달하지만 미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0.5%에 그치고 있다는 통계를 자주 인용하고 있다.
미국은 브랜드별로 판매 실적을 집계하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0%다. 이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 생산분이 포함된 수치다.
반면, 한국은 GM의 한국법인인 한국GM의 생산분을 수입 브랜드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회원사 판매분만 집계해 수입 브랜드 판매 실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보면 미국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 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미 양국의 자동차 판매실적 발표기준이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미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됐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주장이다.
미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한 차량들을 국산이 아닌 미국 브랜드로 분류하면 미국 브랜드 점유율은 9.2%(7만2983대)까지 올라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기준을 적용하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9.0%인 반면 미국 브랜드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9.2%로 오히려 미국 브랜드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 비준 절차를 앞둔 상황에서 양국간 집계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를 바로 잡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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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