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사흘만에 반등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정상회담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환율 반등을 이끌었다.
뉴욕 주가가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서고 국내 주식시장도 전날 5% 가까운 급반등 이후 약세 조정을 보이면서 환율 상승폭이 다소 확대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국내 주가가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를 바탕으로 상승 전환에 성공하면서 환율 상승폭이 제한되며 1070원을 하향하려는 시도까지 일부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막판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도로 전환되자 1070원의 하향 시도를 거두고 반등하면서 1070원이 지지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불안감이 잠재되고 외국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가 유지되고 있어 환율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들의 주식 매매가 순매수로 완전히 돌아서기 전까지는 1070원선이 일단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 환율 3일만에 반등, 1070원선 지지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1.50원으로 전날보다 1.50원 상승하며 마감, 사흘만에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0원 오른 1073.00원에 출발한 이후 장중 주가의 상승과 하락,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와 순매도에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중 주가가 1900선대로 오르고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때는 1070.5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으나, 외국인들이 주식 순매도로 전환하고 주가가 하락할 때는 1075.3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도 1900선 밑으로 상승폭이 줄고 외국인들이 주식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1070원선이 지지되고 다소 반등을 시도하면서 1071.50원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국내 코스피지수는 1892.67로 전날보다 12.80포인트, 0.68%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은 장중 순매수를 유지하기도 했으나 195억원을 순매도하며 장을 정리했고, 기관과 개인도 130억원과 193억원의 순매도로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원/달러 선물(Futures) 9월물은 1073.20원으로 전날보다 0.90원 오르며 마쳤다.
달러선물 9월물은 장중 1077.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주가 반등과 더불어 1072.5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달러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899계약으로 순매도 전환하며 환율 상승을 저지했고, 국내 증권과 은행 투신 종금 기금 등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이 순매도로 상승폭을 제한했다.
그렇지만 국내 개인들이 1만 6300계약을 순매수하면서 강보합세를 유지시켰다.
◆ 환율 급등락 장세 일단락, 유로존 주시하며 주가와 연동될 듯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월 9일 장중 1096.10까지 치솟았다가 1088.00원으로 마감한 이후 하락 조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전날 장중 1067.80원까지 떨어졌다가 1070.00원에 마감한 이후 이날 반등으로 1075.30원까지 고점폭을 넓히면서 일단 1070원선대 초반에서 거래선이 잡히는 모습이다.
8월 들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이른바 '소버린 쇼크' 속에서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은 차츰 변동폭을 줄인 가운데 방향성을 모색해 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주가가 15% 가량 급락 이후 반등 회복 중이고 외국인들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가 줄어들면서 공포스러운 패닉 상황에서는 벗어났다는 평가이다.
외환시장에서는 1050원선을 하향 시도하다가 1090원대까지 되레 치솟는 상황에서 벗어나 1070원대로 수렴되면서 수급 주체들의 엇갈린 매매행태가 빚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역내외 할 것 없이 대외불안과 국내외 주가가 하락할 때 달러 매수가 우위에 서는가 하면, 대외불안 요인이 진정되거나 해소 분위기에 달하면 다시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다.
◆ 환율 20~60일선 1065~1085원대 수렴 중, 단기 1070원 공방 이어갈 듯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다소 넓게 보면 1065~1085원선에서 거래범위가 잡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1065원대에 포진된 20일 이동평균선이 다소 상향하면서 저가 매수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1085원에 형성된 120일선이 고점 매도의 진영을 구축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좁게 보면, 1070원 밑에서는 저가형 달러매수세가 지지선을 만들어 내고, 1075원 이상에서는 고점형 달러매도세가 저항선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1071원선의 60일 이평선을 중심으로 수급간 공방을 보이면서 유로존의 재정위기 불안이 해소될 것인지를 살피는 과정이 예상된다.
신한은행의 한 딜러는 "유로존의 채무위기 불안감이 여전해 1070원대에서 매수세가 포진되는 양상"이라며 "그렇지만 급락했던 주가가 반등하면서 환율 상승폭도 제한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주가가 장중 1900선대를 회복하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가 나올 때에는 일시적으로 롱스탑이 걸리기도 했다"며 "당분간 유로존의 해결과 주가 동향에 따른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한 딜러는 "기본적으로 8월 이후 소버린 쇼크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환율 급등세도 멈춘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환율은 8월 이후 1050원대 하향 국면에서 1070원대로 기본 레벨이 상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율이 크게 1050~1090원대에서 출렁인 이후 주가 반등과 더불어 1070원대로 수렴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환율은 유로존의 채무위기 불안이 해소될 수 있느냐에 따라 1070원선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