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대 로마제국의 융성과 권위를 보여주는 속담이다. 로마인들은 만리장성식 방벽을 쌓는 것 보다는 사통팔달의 가도(街道)를 구축, 수세적 통치보다는 공세적 통치이념을 택했다. 로마의 당시 도로는 정복을 위한 계획적 인프라였다고 사학자들은 평가한다.
근래 주식시장에 한 부류의 ‘로마 기마병’같은 공격적인 투자자들 형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마치 “모든 투자는 ‘대선(大選)’으로 통한다”는 주술에 걸린 듯 ‘로마병’처럼 거침없이 특정종목을 향해 달려 나간다. 휘발성 강한 재료를 보고 스스로 판단해 돌진하는 것인 만큼 제 3자가 훈수를 둘 수는 없다.
‘판단과 책임은 자기 것‘이라는 생존법칙을, 특히 증권시장에서는 강조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사통팔달의 목적지는 이른바 ’정치인, 대선테마株‘들이다.
과거 ‘정치인 테마株’의 달콤한 순간을 경험했던, 아니면 놓쳐서 아쉬워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로마 기마병’으로 변신, 지금도 말에 채찍질을 가하면서 고도의 수급 심리게임을 전개중이다. 몇몇 종목은 달리는 말은 멈추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듯 초대량 거래가 터지면서 가속도를 더해 일견 우려스럽기도 하다.
미래권력의 유력주자, 후보군과 관련된 이른바 ‘대선 테마주’ ‘정치인 관련주’들이 근래 투자자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근혜株, 문재인株, 정몽준株가 요란을 떤다. 유력주자라는 박근혜 의원의 행보가 있을때 마다 주식시장은 뜨겁게 움직이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이 올랐다면 관련주들 거래가 치솟는다. 정몽준 의원이 복지재단을 설립한다고 하자 시장은 이런저런 추측과 논리를 전개하면서 특정종목들이 역시 춤을 춘다.
때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동영 의원, 이회창 의원, 유시민 국참당 대표등 대권관련 여론조사 대상 인물들의 이름도 주식시장에 드나들며 말을 만든다.
재료(이슈)에 목말라하는 주식시장에서 총선과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정치인 재료만큼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것도 ‘경험 법칙’상 드물 것이라는 게 시장 참여자들 중론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발표소식에 조차도 여타 정치인株들이 꿈틀거렸으니 긴말이 필요치 않은 우리 모습이다.
이같은 특정주들의 오르내림이 사례를 비춰볼때 시장 생리상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출마공약 및 이후 정책방향에 따라 투자 테마를 형성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모멘텀 투자성향을 가진 이들의 행동이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4대강 관련株’ ‘자전거株’ ‘대체 에너지 및 자원株’ ‘특정 정치인 연관株’등 정책과 실세 정치인과 이래저래 얽힌 혹은 억지로 얽어 멘 종목들의 특정기간 주가흐름을 되짚어보면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욕망을 억누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미국의 더블딥(이중 경기침체)우려와 유로존의 재정위기등 우리가 관리할 수 없는 세계적 실물경기의 악재속에서 사실 내로라하는 가치투자 전략가들도 ‘우직하게’ 중장기 투자를 조언하기도 어렵다. 변하는 시장에 순응해서 차익을 거두는 게 주식투자의 기본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로마 기마병’식의 정치인 테마 투자를 새삼 경계하는 것은 막연한 기대감끝의 감당하기 힘든 낭패감을 겪을 수 있어서다. 이 또한 ‘경험법칙’의 산물이다.
정치인 관련주는 회사 오너와 정치인과의 사적 관계, 다시말해 학연 혈연 지연등 어찌보면 ‘카더라性‘ 매개체를 고리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고리가 기업의 실체적 실적향상에 어떤 도움을 주고 그래서 주가에 선반영되는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4대강 관련주, 대체 에너지주들의 지금의 주가 좌표가 어떠한 지를 따져봐라.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한다지만 그것도 사실(팩트)관계에 대한 투자자 스스로의 확인, 판단이 들었을 때 승산 확률이 높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던’ 그 로마제국도 명쾌히 풀리지는 않지만 국가기구 비대화, 부패만연, 납중독, 외세침략등 수많은 원인을 품으면서 멸망했다. 주식투자의 성공은 자신 1인의 판단에 있지만 투자실패의 원인은 수만가지를 드는 게 우리네다.
덧붙여 대선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지금, 대선 테마주들이 들썩거리는 걸 주식투자외의 또 다른 관점에서는 어떻게 해석해야할 지도 숙제다. / 증권부장 명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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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