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쿠팡같은 美 기업 표적땐 이런 일 벌어져"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한국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로 자리잡은 '미국 기업' 쿠팡에 대한 전방위 조사와 함께 국회의 플랫폼 규제 입법이 한미 무역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지렛대로 삼아 쿠팡, 구글, 메타 등 미국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 및 조사를 중단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수사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밴스 부통령이 쿠팡 등 미국 기반 테크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와 처벌성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WSJ은 밴스 부통령이 명시적인 위협을 가하진 않았다면서도, 한국이 이러한 조치를 계속할 경우 한미 무역 합의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결국 관세 인상이나 협정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함의가 담겼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특히 국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과 최근 시행된 인공지능(AI) 관련 규제를 구글, 메타, 쿠팡 등 자국계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안보 매파들은 이러한 규제 강화가 오히려 한국 시장 내 중국 테크 기업의 확장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문은 이번 갈등의 중심에 선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으나, 한국 내에서는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책임과 규제를 요구받으며 안팎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 하원 공화당 법사위원회는 이날 엑스(X) 공식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세 인상 발언을 올린 뒤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쓰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이 3500억 달러 투자 약속과 미국 기업 비차별 서약이 담긴 예비 무역 합의를 비준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자동차·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위협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게시물이 무역 합의 비준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번 위협은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처우와 한국 내 기독교 교회 관련 조치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행정부 일부 인사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이러한 다른 쟁점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한때 낮췄지만, 한국 측은 약속한 사항들을 이행하는 데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즉각 시행할 것처럼 시사했지만, 행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관세율 변경 조치를 취하지 않아 양국 간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