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 딛고 '최초·최고·최대' 프로젝트 첫 삽
[뉴스핌=정탁윤 기자] "10년이 걸렸다. 집념이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철강업은 나의 운명이며, 철강을 향한 열정 때문에 브라질까지 달려왔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사진)이 11일 브라질 지우마 대통령 앞에서 한 말이다.
동국제강과 브라질과의 인연은 20년 전부터 시작된다. 국내 최초로 후판을 생산해왔던 동국제강이 브라질에서 후판용 원자재인 슬래브(Slab, 판 모양의 철강 반제품)를 구매하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 말부터였고 브라질 연락사무소 운영은 1997년부터였다.
고로제철소가 없었던 동국제강은 늘 슬래브 확보에 사활을 걸 정도로 노심초사 했다. “직접 고로 제철소를 짓자”는 결심을 한 것은 장세주 회장이 취임(2001년)한 이후부터다.
동국제강은 제철소 유치 열의가 강했던 브라질의 세아라 주를 선택하고, 2005년에 처음으로 제철소 건설 사업을 공식화했다. 처음에는 전기로 방식의 직접환원 제철소 건설을 목표로 했다.
◆ 자원 전략화로 무산 위기
이 전기로 제철소 건설 사업은 2007년을 거치며 난관에 부딪쳤다. 당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등 남미 지역 대외 여건이 돌변했다.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전기로 방식은 타산을 맞출 수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0년 동안 공들여 온 제철소 건설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은 마침내 브라질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원천은 세계 최대의 철광석 회사인 발레가 합작한다면, 독자적으로 원료를 자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룰라 대통령은 2007년 11월 발레와 세아라 주정부의 주선으로 직접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을 만나기로 했다.
장 회장은 “우리의 꿈을 믿고 지지 해준다면,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룰라 대통령은 장세주 회장을 대통령 궁으로 초청한 가운데 동국제강과 발레 간의 상호협력 조인식을 주재하고 장 회장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동국제강과 발레는 5개월 뒤인 2008년 4월 브라질 현지에 CSP라는 현지 합작사를 설립, 고로 사업을 위한 새로운 준비에 나섰다.
◆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도가 덮치다
2008년 말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다시 브라질 제철소 프로젝트는 위기에 봉착했다. 앞을 내다볼 수 없고, 기업의 생존조차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1년간 지속됐다.
이런 위기와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2009년 12월, 동국제강은 마침내 발레와 함께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 주의 고로 제철소 건설 예정지에 대한 1차 정지작업(부지조성)에 돌입했다.
부지 정지작업이 진행되면서 이제는 제철소 건설을 위한 파트너가 필요했다. 먼저 JFE가 1년에 걸친 타당성 검토를 했으나 때마침 닥친 금융위기로 인해 포기했다.
장회장은 포스코를 설득했다. 지난해 11월 드디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가 브라질 제철소 건설에 참여하기로 확정하면서 고로제철소 건설은 급 물살을 탔다. 제철소 건설과 기술·운영 등 모든 면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생긴 것이다.’
◆ '최초·최고·최대' 프로젝트로 발전
동국제강의 브라질 고로 사업은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와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지닌 철강사가 참여하는 ‘한-브’ 고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철강기업이 해외에서 고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첫 프로젝트이며, 안정적으로 철광석을 확보하고 성장성이 높은 브라질에 진출하게 됨을 의미한다.
합작 3사는 향후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켜 한국에서의 철강 성공 신화를 브라질에서 재현한다는 목표다.
▲ 장세주 회장(왼쪽)과 시드 고메즈 세아라주지사 (사진=동국제강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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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