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 브레이킹뷰스 칼럼니스트 피터 탈 라센의 개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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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9일, 프랑스의 BNP 파리바 은행은 미국 서브프라임 채권의 가치평가(valuations)을 중단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선도했다.
그로부터 만 4년에서 하루가 지난 10일(유럽시간), 이번에는 BNP 파리바의 경쟁은행인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레가 시장의 조준망에 들어왔다.
소시에테 제네랄레의 주식은 이날 광범위한 투매로 장중 20% 이상 폭락세를 보인 뒤 15% 하락한 가운데 마감했다.
이같은 폭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권국가 채권 리스크,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의 국채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꼽힌다.
왜 하필이면 소시에테 제네랄레가 투매의 표적이 되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스탠포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이 은행의 핵심 자기자본비율은 9.3%로 견조한 편에 속한다. 유동성 완충장치(liquidity buffer)도 1050억 유로로 단기부채를 초과한다.
장부상의 이탈리아 정부채 노출규모 역시 30억 유로 정도로 BNP 파리바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소시에테 제네랄레의 문제는 트리플 A 신용등급을 위협받는 국가에 본부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유로존내 트리플 A 신용도를 지닌 몇 안되는 국가들 가운데 GDP 대비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가 미국에 이어 다음번 신용등급 강등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프랑스의 신용강등은 모든 자국 은행들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끼쳐 차입경비를 높이고 거래상대방(counterparties)으로서의 자격을 약화시키게 된다.
또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구제기금이 유로존내 트리플 국가들의 보증에 의존하기 때문에 EFSF의 가뜩이나 취약한 구조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유로존의 이탈리아 지원 능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데 이어 이탈리아 노출이 큰 은행들에 대한 회의로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상당량의 단기 프랑스 은행채를 보유중인 미국의 머니마켓펀드도 투자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단기간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3대 신용평가기관들이 프랑스의 트리플 A 신용등급을 재확인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새로운 지출삭감안을 마련할 것을 관련부처 장관들에게 지시하는 등 국가채무를 통제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프랑스 국채 수익률 역시긴장 조짐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형 은행에 대한 신뢰가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정부개입 가능성은 커지기 마련이다. 지난 4년간의 교훈은 이같은 부정적 피드백(feedback)의 고리를 깨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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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