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따른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여부가 핵심
[뉴스핌=이연춘 기자] 해고자 복직문제(구조조정)로 촉발된 한진중공업 장기 파업건이 최근 조남호 회장의 귀국 및 '호소문' 발표 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자 증시에서는 일련의 흐름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지역 기업단위의 분쟁이 이른바 '희망버스' 움직임에서 시사하는 것처럼 사회·정치적 문제로 비화됐고 국회 청문회로 치닫을 만큼 정치 경제적인 핫 이슈였다. 때문에 조 회장의 귀국 후 전개되는 양상에 따라 근래 52주 최저가 수준에서 움직이는 한진중공업 주가도 그 방향성을 잡을 소지가 적지않다.
두달 가까이 해외 체류 중이던 조 회장이 귀국한 후 직접 나선 만큼 시장에서는 노사분쟁의 해결 기대감과 마침 미국 증시의 급반등에 따른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단 한진중공업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해고자 복직이라는 근원적인 문제가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어 주가흐름을 속단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조 회장은 10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원 정리해고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호소문을 통해 "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촉발된 문제에 대한 사과와 함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나는 희망퇴직자들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자녀 학자금 지원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제안이 이행되면 희망퇴직자는 퇴직금과는 별도로 최대 22개월분의 퇴직 위로금, 미취학 아동을 포함한 자녀 2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드는 학자금 전액을 지원받게 된다. 이는 이미 회사측이 밝힌 것과 동일하다.
또한 조 회장은 "노조와의 합의 내용을 철저히 준수하고 정상화될 때까지 현재의 고용수준을 유지해 나가겠다"며 "3년내 경영정상화를 이뤄 퇴직자들을 재고용 하겠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쟁업체 대비 저평가 된 주가에 조 회장의 국민 호소문 발표로 한진중공업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13시께 한진중공업은 전 거래일대비 7.41%(1500원) 오른 2만2400원에 거래중이다.
최광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남호 회장의 기자회견으로 경영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이와 함께 하반기 수주활동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한진중공업은 중형컨테이너 최강자이기 때문에 이쪽에선 발주사이클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초에는 대형 컨테이너 위주로 많이 쏟아졌다. 중형 컨테이너로 발주가 확산되고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여름과 가을이 성수기인 만큼 수주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며 "경영 정상화된다고 가정하면 3분기부터는 적자폭을 줄이고 4분기부터는 정상적으로 매출수준으로 올라오면서 흑자전환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6개월이나 지속되었던 악재이기 때문에, 단기에 반응을 한 것은 당연하다"며 "지난해 12월부터 경쟁사 대비 한진중공업이 너무 많이 언더퍼폼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파업때문에 외인매도가 많았고 사업기간에는 수주가 없어서 소외를 받았는데,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영도조선소의 부활이 예상된다. 도크가 비어있는 만큼 수주와 동시에 선박 건조작업이 가능해 하반기부터 신조수주는 물론 상선건조를 동시에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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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