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에 '증여' 후 매도...시장선 궁금증 증폭
[뉴스핌=김양섭 기자]아가방컴퍼니(이하 아가방)의 최대주주인 손석효 명예회장의 ‘특이한’ 주식거래 방식에 시장과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아가방은 최근 '박근혜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최대주주 및 임원들이 주식을 시장에 대거 팔아치우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3일 금융감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가방의 최대주주인 손 명예회장 및 특별관계인은 지난 5월 11일부터 8월 1일까지 총 288만2590주(10.30%)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등의 지분은 기존 52.43%에서 42.13%로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손 명예회장은 관계사 쿼츠라인에 두차례에 걸쳐 200만주를 증여했고, 쿼츠라인은 이 주식을 시장에 모두 내다 팔았다. 80만주(7월22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던 쿼츠라인은 수증받은 200만주를 포함 , 장내에서 잇따라 주식을 매각하면서 보유지분이 25만주(8월1일 기준)로 줄었다.
최대주주의 주식이 시장에 매각됐는데 돈은 관계사로 들어간 구조다. 쿼츠라인의 정확한 지분구조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손 명예회장의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본철 아가방 상무는 “쿼츠라인과 아가방의 사업 연계성은 전혀 없으며, 이번 주식 거래는 회장 개인적인 사유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관련 내용은 사내에서도 공시하기 하루전에 파악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보고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쿼츠라인은 지난 1973년 설립된 염색 및 가공직물 회사다. 이후 기존 영업을 중지하고, 벤처기업 투자 및 운동설비운영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통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쿼츠라인은 매출이 전혀 없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수준의 회사다.
이번 주식 거래에 대해 쿼츠라인 한 관계자는 “회장이 법인(쿼츠라인)을 밀어주려고 하는 것이다”며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쿼츠라인은 임대사업을 준비중이다”며 “메디컬센터를 완공, 다음달부터 임대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명예회장이 쿼츠라인의 외형을 확대하고 재무구조를 견실하기 위해 증여를 했고 보유 주식 매도를 통해 현금을 유입시켰다는 설명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쿼츠라인의 역할을 두고 아가방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회사로 보고 있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쿼츠라인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전환 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 움직임이 가시화된다면 증여 등 최근 거래와 유사한 형태의 주식거래가 더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절세 효과를 노린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지만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절세차원의 논리는 세율 차이로 법인세를 내는 것이 개인의 증여세보다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세밀한 차익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절세효과가 있더라도 사실상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절세를 노리고 쓰는 방식은 아니다”는 전했다.
한편, 아가방은 작년 말부터'박근혜 테마'에 이름을 올리며 정치권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급등했다. 작년말 3085원에 불과하던 주가는 최근 1만5000원을 넘서면서 불과 7개월여 만에 400% 가량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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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