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장단 ELW기소건 계기로 위상 강화
[뉴스핌= 증권부] "요즘 대형 증권사의 법무조직은 웬만한 중소형 로펌(법무법인) 보다 뛰어납니다. 더욱이 증권업종이라는 전문 분야에서 짧게는 수년 많게는 십년이상 업무를 보고 있어 실력도 최고입니다."
한 대형증권사 법무지원부를 책임진 실무간부의 전언이다. 그만큼 증권사 조직 내에서 법무팀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거 1~2명의 변호사를 채용하거나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던 시절은 지난 듯 하다. 최소한 대형 증권사의 법무조직에서는 말이다.
특히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거래 혐의로 12개 증권사 전현직 사장들이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터진 뒤 조직 내 법무조직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국내 최고의 로펌을 선정, 법률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나 핵심적인 방향타를 정할 땐 각 증권사 법무팀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칫 기소된 사장이 벌금형이라도 떨어질 경우 불명예 퇴진과 함께 민사소송의 후폭풍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팀이 사실상 위기 상황으로 내몰린 각증권사 CEO의 구세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ELW 부당거래 혐의로 기소된 12개 증권사 전현직 사장들의 구명(?)을 위해 뛰는 각 증권사 법무팀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현재 ELW로 기소된 증권사 가운데 탄탄한 법무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곳은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이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법무지원부는 업무 총괄을 맡고 있는 부장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사내 변호사가 5명이며, 법무업무 경력이 10년 이상인 인원도 3명이다.
우리투자증권 법무지원부 관계자는 "평소 외부 법률 전문가 집단과의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릴레이션쉽을 강화한 것을 토대로 각 사안 발생시 가장 적합한 전문가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ELW 소송도 김앤장에 법률서비스를 의뢰한 상태이나 업무진행은 상호협력 하에 진행될 것"이라며 "대표이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회사차원에서 적극 방어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년 사이 조직내 위상이 확대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의 법무팀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미 2008년 7월 법무팀을 별도 부서로 독립시킨데 이어 현재 준법감시인 소속으로 전문 조직화했다.
이번 ELW소송과 관련해서는 법무법인 율촌과 법률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의 법무팀 인력은 변호사 4명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상태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ELW소송을 위해 내부 법무팀과 율촌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소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필요시에는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에서 법률서비스를 받고 있는 로펌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내부 법무조직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소송 준비를 하고 있고 있다. 외부 법무법인은 신한금융투자와 같은 율촌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내부 법무조직과 외부법무법인인 율촌과 협의해 공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부 법무조직은 총 8명 가운데 6명이 전문 변호사로 진용을 갖추고 소송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증권도 ELW소송과 관련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입장표명은 꺼려하는 분위기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ELW소송이 현재 진행중인 사건인 관계로 미리 대응계획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내부 법무조직과 법무법인간 협의해 최선을 다해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ELW소송과 관련해서 대우증권은 김앤장과 화우를 선임할 정도로 각별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법무조직 구성에 대해서도 대우증권은 내부연구조직과 서면작성등 실무진행조직과 법정변론담당조직등이 체계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원인력을 특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전했다.
법무조직이 미흡하지만 대표이사와 회사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발벗고 뛰는 증권사도 있다. 별도 법무조직 보다는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조직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이번 ELW소송을 위해 법무법인 화우와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조직을 확대하고 있는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대외 법무법인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역시 준법감시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번 ELW소송과 관련한 법률서비스 계약은 광장과 체결했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는 "일단 이번 소송에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있다"며 "준법감시팀 인력도 추가로 늘려 여러가지 사안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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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