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트 못 맞추며 영업효율 등 경쟁력 갈수록 떨어져
- 종신보험 집착, 방카 등 판매채널 등한시 결과
- 손 사장 “연금보험 판매주력, M&A 검토”
[뉴스핌=송의준 기자] 한때 잘 나가는 생명보험사의 대표주자로 활약했던 푸르덴셜생명이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는 경영전략으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푸르덴셜생명이 노후준비에 초점을 맞춰 연금보험판매에 전력할 것이며, 다른 보험사를 M&A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후준비와 건강 부문 강화를 위해 사내 전담반을 조직해 이에 대한 다양한 검토와 준비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흔히 회사 규모 위주로 빅3라는 말을 흔히 쓰지만, 모범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한 푸르덴셜생명 같은 강소형 보험사는 톱3에 분명히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이 회사의 상황은 결코 메트라이프생명, ING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 분위기를 바꿔가던 과거의 푸르덴셜생명이 아니다. 한때는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을 위협할 만한 생보사로 주목받았지만, 금융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며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생보업계의 견해다.
손 사장의 발언은 표면적으로 보면 앞으로 이 회사의 성장전략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푸르덴셜생명의 자랑거리며 주력상품이었던 종신보험 중심의 마케팅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현재 회사의 여러 상황을 생각할 때 M&A를 고려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경쟁력도 쳐지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는 특히 종신보험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장포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고령화 추세에 따른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해 거의 모든 생보사가 연금보험으로 전환했음에도 푸르덴셜생명만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가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M&A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 푸르덴셜그룹이 상당히 보수적인 기업이어서 쉽게 M&A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참작하면 일반적인 예상보다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 회사의 영업효율이 최근 급격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2010회계연도 기간 동안 신계약액을 연초보유계약액으로 나눈 신계약비율이 9.0%를 기록해 전년보다 3.1%나 감소하며 생보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신계약을 유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원인은 종신보험만을 고집하는 보수적인 경영과 이로 말미암은 영업조직 확보의 실패다. 지난 2005년 3월 2032명이던 설계사가 올해 3월 현재 2028명으로 늘어나기는커녕 되레 줄었다. 이 때문에 최근 과거 영업을 하다 이직했던 인력을 다시 받아들이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각종 영업효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5년 전인 2006년 69.9%였던 13월차 설계사 정착률은 58.2%로, 13회차 계약유지율은 89.4%에서 85.2%로, 25회차 유지율도 83.2%에서 71.9%로 급락했다. 한 때 생보업계 최고수준의 영업효율을 자랑해 이 회사를 본보기로 삼은 다른 생보사들은 많은 노력을 통해 효율이 상승했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이런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
업계는 무엇보다 최근 생보사 판매채널 중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방카슈랑스를 하지 않는 등 신채널을 등한시하는 푸르덴셜생명의 고집이 유지된다면 앞으로의 경쟁력도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2010회계연도에 18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보다 248억원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업계가 이전 회계연도보다 훨씬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이 최근 종신보험의 한계를 절감, 연금보험중심 회사로 급격한 전환을 하고 있다”며 “한때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던 생보사가 시장의 변화를 무시한 채 자사만의 색깔만을 고집해 경쟁력이 뒤처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신계약률이 떨어진 것은 영업조직 확보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푸르덴셜생명만의 까다로운 자격조건에 맞는 인력에 대해서만 영입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지만, 외형보다 내실에 충실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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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