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요즘, 국내 자동차업계에선 'YF 쏘나타'의 내수시장 판매 하락이 최대 이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차종이면서 '국민차'로 내수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던 쏘나타가 부진하다니 그런만도 하다.
쏘나타는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4만 2119를 판매해 내부적으로는 6만대 판매를 넘긴 아반떼와 그랜저에 밀리고, 밖으로는 DNA가 같은 기아차 K5(4만981대)가 턱밑까지 추격했다.
업계에서는 쏘나타의 내수 판매 부진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경쟁차종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과, 파격적인 디자인이 부담이라는 게 골자다.
현대차도 이런 해석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현대차와 기아차 경영진의 자존심 경쟁도 대단하다고 한다.
일부분 내수시장 전략의 문제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쏘나타 2.0 터보와 i40 세단을 내수시장에 긴급 투입키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에게 물었다. 쏘나타의 내수시장 판매 부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부정적이지 않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가격적인 측면은 5000만~6000만원대 수입차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췄으니 회사로서는 최선의 결정이다.
디자인 측면 역시,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게 사실이지만 세계 무대를 생각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다.
판매도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숨을 내쉴 정도는 결코 아니다.
당장 국내 소비자가 한단계 아랫급 차를 선택하든, 윗급 차를 선택하든 판매 확대를 위해 일희일비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 성장한 현대차가 언제까지 '안방 호랑이'에 머무를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 세계로 눈을 돌리면 쏘나타의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쏘나타는 올 상반기 미국시장에서만 11만5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보다 28.9% 증가한 수치다. 일본 유명업체의 경쟁차종을 따돌리며 톱 브랜드 반열에 올라섰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단적으로 중국에서는 지난달 81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폭스바겐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인들의 쏘나타 선호도는 대단하다고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쏘나타의 경쟁력이 일본 토요타자동차나 혼다자동차의 경쟁차종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적인 스타급 디자이너도 쏘나타의 디자인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분위기다.
쏘나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형세단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쏘나타는 성능이나 디자인 모두 철저한 준비를 거쳐 탄생했다. 어떻게 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토요타자동차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산물이다.
속을 뜯어보면 YF는 이전 쏘나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다. 이름만 쏘나타를 사용했을 뿐, 개발 단계부터 완성차 탄생까지 기존의 관행을 벗어던진 현대차의 진정한 창의적 모델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차급과 차종을 생산하는 글로벌 브랜드 현대차가 내수만을 고려해 쏘나타를 만든다면 10년 후, 쏘나타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호평과 혹평을 모두 수용하면서 세계적 흐름에 따라 현대차 패밀리룩을 구축하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힘줘 말했다.
세계로 눈을 돌린 쏘나타의 도전을 좀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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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