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전략은 '先 운용 後 증권' 형태
[뉴스핌=박민선 기자] "2,3년 안에 해외시장을 제대로 뚫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미래에셋금융그룹 박현주 회장의 단호한 의지가 차분하고도 조직적인 변화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해외 각지에서 M&A에 대한 낭보가 속속 들려오는가 하면 국내에서도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만반의 대응으로 '본게임'에 대한 워밍업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1인 1펀드 시대'를 열었던 박현주 회장이 이제는 세계 무대를 배경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대량 펀드 환매로 안팎의 시샘과 '쓰라림'을 견뎌야 했던 지난 2년보다는 '하면 된다'는 교훈이 더 깊이 뼈 속에 박혀있는 박 회장으로서는 "지금이어야 한다"는 긴박함이 더 강하다. 일면에는 이번이 아니면 제2의 전성기를 만들 기회가 또다시 없을 것이라는 절박함도 숨어 있다.
미래에셋은 시장 개척시 '선(先)운용 후(後)증권' 전략을 취한다. 국내 시장에서 펀드붐을 주도하면서 미래에셋 브랜드를 확립하고 후발로 증권이 출범해 탄탄한 뒷받침을 함으로써 성공을 이끌었던 노하우를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고수하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 2월 "2,3년 후에는 상대사(해외시장 경쟁사)들이 너무 커져 있어서 아이디어가 있어도 하지 못할 것 같다"며 "올해 해외에서 반드시 잘 해보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시의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박 회장은 미래에셋 브랜드로 설립부터 시작하는 방법보다는 현지 운용사 인수로 일정 수준으로 확보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속도전에 승부를 걸었다.
홍콩과 미국은 미래에셋으로 직접 출범함으로써 정면 승부를 택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회비용 지불로 인해 정착을 가속화시키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
이에 미래에셋은 지난 5월 대만 타이완라이프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현재 캐나다 자산운용사 인수 추진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캐나다 상장지수펀드(ETF) 전용 운용사인 베타프로 매니지먼트와 알프프로 매니지먼트, 호라이즌 ETF까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을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도 놓치지 않고 있다.
ETF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금융상품 중 하나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국내 ETF 시장(에프앤가이드, 5일 기준)에서 순자산 9945억원 규모를 기록해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ETF가 선진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양 시장의 특성과 전략을 살림으로써 ETF 상품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전략을 취한 것.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와 호주 현지의 운용사 인수도 진행하는 등 현지 운용사를 활용한 시장 정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박현주 회장은 올해 해외 각지 자산운용사 인수에 필요한 대금으로 5000억 이상 규모를 예상하고 있어 추후 각 거점 지역의 M&A 작전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헤지펀드를 키워드로 총력을 기울임으로써 '서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과정의 하나라는 것이 박 회장의 판단. 2008년부터 헤지펀드 담당 TF팀을 구성한 미래에셋은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에 박차를 가한 결과 현재 1000억원 이상, 업계 최대 수준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월에는 CTA 전략을 구사하는 원튼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윈튼퓨처스펀드' 판매계약 및 양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함으로써 헤지펀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을 본격화했다.
"금융산업이 외부로 나가는 것이 나라 전체를 돕는 길"이라는 박 회장의 사고에 따라 금융 시장 간의 국경을 허물고 개척해야 한다는 일념이 미래에셋, 그리고 시장 곳곳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다수의 대형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무산됐던 것은 전략의 부재임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쟁 관계를 차치하고, 운용사를 통해 시장의 성격과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미래에셋의 전략이 부디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 성공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시기로 지목한 것은 3년여 후이다. 미래에셋 브랜드를 앞세워 '선점'에 능한 운용사와 '노련미'를 갖춘 증권의 찰떡 궁합이 해외 시장에서도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을지. 미래에셋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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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