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인수됐던 조흥·서울銀 출신들 본격화
- 대등합병했던 주택銀 출신들도 모색
- “인사 승진 불이익, 참을 만큼 참았다”
- 우리은행 설립 벤치마킹 착수
- 대우증권 리테일 노조, 내달 출범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은행에서 기업별노조(제2노조) 설립이 본궤도에 오르자 피인수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조흥, 서울은행 출신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대등 합병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들 사이에서도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이 감지됐다. 그 동안 인사와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해왔다며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노조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성공적으로 복수노조가 설립되면 곧바로 조흥 주택 서울은행 출신들이 각 사의 복수노조를 설립한다는 계획아래 벤치마킹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피인수로 사라진 은행들의 직원들은 주로 기업별노조 설립에 필요한 법적절차와 조합원 모집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했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기존 노조의 조합원이면서 새로운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2개 노조에 중복 가입한 노조원은 조합원 산정 때 0.5명(3개 가입시 3분의 1명)으로 계산토록 했다. 조합비를 A노조엔 내고 B노조에 안 냈을 경우 조합비를 낸 노조의 조합원으로 인정하지만 조합비를 모두 안 냈을 경우에는 조합원 자격을 양쪽에서 모두 인정받는다.
은행들에서 별도의 노조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우선 기존 노조와 갈등이 내부에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주택은 노조 통합에만 4년이 걸렸고 신한은행과 조흥은 1년 반 가량 걸릴 정도로 원래부터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이후에도 은행장이나 노조위원장 선거 등 중요한 이슈가 터지면 물밑에서 갈등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피인수 은행 출신들의 직원들은 인사철마다 사측의 의도가 있었는지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불만을 품어왔다.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과 합병했지만 양측의 노조 통합은 2004년에서야 이뤄졌다. 또 파벌문제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은행내에서 채널1은 국민은행 출신, 채널2는 주택은행 출신을 가리킨다는 말도 있다.
신한은행도 2005년 조흥 인수 이후 출신 성분간 갈등이 외부적으로 표출된 적은 없다. 그러나 조흥 출신들 사이에서는 결국 힘에서 밀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팽하다.
하나은행은 2002년 서울은행을 인수했지만 노조 통합은 3년이 지나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사측은 노무관리에 한층 신경을 더 쓸 수 밖에 없게 됐다. 그 동안은 출신 별로 임원 수를 나누는 선에서 갈등을 예방했지만 앞으로는 피인수 은행출신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여 훨씬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증권에 기업별노조인 리테일노조가 설립됐고 다음 달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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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