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센트레빌, 청약 마다 '3순위 대박'
[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 청약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보이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분양물량 털기'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청약 1, 2순위 접수에서는 불과 10명도 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3순위에서 청약자들이 몰리며 '청약대박'을 이루는 경우도 늘고 있어 시장의 의혹도 커지고 있다.
3순위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을 할 수 있는 만큼 주로 투자수요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 역시 분양아파트의 프리미엄이 생성됐던 청약 시장이 활발했을 당시 이야기며, 현재와 같은 주택시장 침체기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3순위 청약은 통장이 없어도 가능하지만 청약 접수 사실로 인정돼 2년간 청약접수를 하지 못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주택시장 침체기에 굳이 투자수요가 움직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1, 2순위에서 청약률이 극히 저조한 단지는 그만큼 투자가치도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 돼 투자수요들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3순위에서 나설 필요 없이 순위내 미달이 돼 선착순 청약을 통해 분양을 받게 되면 청약 당첨 사실로 인정되지도 않는 만큼 투자자들은 물론 통장을 아끼는 일반 실수요 청약자들도 선호하는 분양 방식이다. 이에 투자수요는 오히려 3순위 청약보다 '4순위'로 꼽히는 무순위 우선 청약에 매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1, 2 순위에서 청약 접수가 부진한 단지가 3순위에서 청약자가 몰리며 청약 대박을 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 같은 3순위 청약 대박은 유독 같은 회사에서 분양하는 물량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동부건설이 공급한 수도권 외곽지역 아파트는 모두 3순위 대박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말 동부건설이 인천광역시 계양구 귤현동에 분양한 계양센트레빌은 청약결과 3순위 총계 전체 일분양 물량 6개 주택형 715가구에 1188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1.66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쳥약접수를 마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입지와 주변 시세대비 분양가를 고려할 때 성공적인 청약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계양센트레빌의 경우 1순위 접수 청약자는 88명이며, 2순위 청약자는 8명으로 1, 2순위 청약자는 총 9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3순위에서만 무려 1, 2순위 청약자의 10배가 넘는 1092명이 몰리며 청약을 간단히 마감하는 괴력을 보였다.
또 지난달 동부건설이 경기 용인시에 공급한 영덕역 센트레빌 역시 '3순위 대박 신화'는 이어나갔다. 3개 주택형 233가구가 일반분양에 나선 이 아파트 역시 1,2순위 접수자는 1순위 청약자 56명과 2순위 청약자 3명을 합쳐 59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3순위에서 모두 323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3순위 전체 1.64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반면 재개발 물량으로 인기가 높았던 흑석동 센트레빌의 경우 3순위에서 청약자들이 몰리며 모든 주택형이 청약을 마감했던 계양, 영덕 두 수도권 아파트과 달리 순위 내 청약 미달 현상이 나타났다. 총13개 주택형 중 중대형 주택 두개 타입만이 3순위에서 미달됐으며, 이들 주택형의 경우 3순위 대박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3순위 청약대박현상'에 대해 분양 업계 관계자는 별다른 의미 없는 숫자놀음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청약률을 높여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3순위 대박현상을 조장하기도 한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청약률이 낮은 분양물량은 '비인기 물량'이라는 인식이 강해 미분양을 해소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경우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3순위 청약을 유도하려고 고용된 청약자를 사용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며 "이같은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몰라도 3순위 청약대박은 청약시장의 '승부조작'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