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와 구글 크롬노트북 등 클라우드컴퓨팅 시장 개막이 가시화되면서 PC 메모리로 사용되는 D램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C 및 반도체 업계에서는 클라우드컴퓨팅 보편화가 반드시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에 강한 국내 반도체기업들에게는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불거졌던 '클라우드컴퓨팅 보편화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시장 비관론'의 근거는 이른바 '깡통 컴퓨터'의 등장이다. 각종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중앙 서버로 집중되면서 개인용 PC에서 메모리와 저장장치의 역할이 축소돼 D램 수요가 감소한다는 것.
PC에서 D램(메모리)은 CPU의 연산처리를 돕는 역할을, 낸드플래시는 저장장치(SSD)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클라우드컴퓨팅과 연계된 PC의 경우 중앙 서버에서 필요할 때마다 무선으로 각종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내려 받아 사용하는 만큼 고성능 D램이나 대용량 저장장치도 불필요하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그동안 PC향 수요에 기대 왔던 D램 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노트북 저장장치의 주력이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전환될 경우 폭발적인 수요 증가 예상됐던 낸드플래시 업계의 희망도 물거품이 된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클라우드컴퓨팅 보편화가 반드시 '깡통PC'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PC업계 관계자는 "개인 사용자는 개인 정보나 개인 자료들을 자신만의 물리적인 공간에 넣어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며, "대용량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더라도 개인 단말기에 별도의 저장 공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에이서를 통해 제조된 구글 크롬 노트북은 구글 서버와 연계된 클라우드컴퓨팅 개념의 제품이지만, 2GB D램 메모리와 16GB 낸드플래시를 채용했다.
기업용 PC 역시 클라우드컴퓨팅과 연계하더라도 D램의 존재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PC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PC라고 워드나 엑셀과 같은 단순 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프리젠테이션이나 동영상 구동에 있어 D램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런 프로그램들이 점차 고용량화됨에 따라 D램의 고성능화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드 서버 구축이 잇따르면서 서버용 D램 및 낸드플래시 시장이 확대돼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서버용 D램은 현재로서도 전체 D램의 10%를 차지하는 무시 못할 시장"이라며, "클라우드컴퓨팅 시장이 열릴 경우 서버용 D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램의 ASP는 PC용 디램 대비 50%의 프리미엄을 받는다"며, "현재 서버용 D램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에 불과하고, 진입 장벽도 높아 클라우드 시장 확대는 이들 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클라우드 서버 분야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서버 업체들은 소비전력을 낮추고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HDD를 대신해 SSD를 탑재하는 경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식 연구원은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초기 투자비용이 다소 높더라도 운영비용(전력)을 낮추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SSD를 선호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향 서버 구축 확대는 SSD 수요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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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