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정부가 막대한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속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저축인'들이 최대 15년 간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채권왕 빌 그로스(Bill Gross)가 쓴 소리를 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업체인 퍼시픽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전무이사 겸 수석투자전략가인 그로스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대담에서 "정부 정책 때문에 채무자보다 저축인이 더 불리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로스는 "과도한 채무와 매력적인 저축금리 사이의 불균형을 시정한다는 식의 정책당국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이라고 불리는데, 우리는 이것을 '소매치기(pocket picking)'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채권 보유자들은 낮은 정책금리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으며, 특히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저축인들의 고정이자 수입을 잠식하고 있다고 그는 풀이했다.
미국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과 인플레율 사이의 격차를 의미하는 실질 수익률은 이번 달들어 2008년 말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금융억압'은 정부가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일련의 정책을 말하는데, 주로 1960년대와 80년대 신흥시장의 금융시스템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된 용어이지만 이후에는 선진국에서도 폭넓게 활용된 바 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급증한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또다시 이런 형태의 채무 감축 시도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미국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올해 미국 연방예산 적자는 약 1조 5000억 달러를 기록, 국내총생산(GDP)의 9.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그로스가 이끄는 핌코의 토탈리턴펀드는 지난달 미국 국채에 대한 자산포지션을 파생상품을 활용한 매도 포지션으로 마이너스 4%를 만들었다.
그로스는 투자자들에게 미국 채권에 대한 대안으로 달러 외 통화표시의 개도국이나 신흥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을 권고했으며, 캐나다와 독일 국채 혹은 미국 회사채도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토탈리턴펀드는 4월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무려 37% 보유해 3월의 31%에 비해 대폭 늘렸다. 모기지채권 비중은 28%에서 24%로 줄였다.
올해 들어 토탈리턴 펀드의 투자수익률은 7.83%를 기록해 경쟁펀드 82%를 앞질렀다. 다만 4월에는 0.65%의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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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