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데이터·아이폰 의존도 해결이 관건
[뉴스핌=배군득 기자] KT가 지난 2009년 6월 KTF와 합병 후 2년차를 맞았다. 합병을 주도한 KT 이석채(사진) 회장은 역발상과 아이폰 도입으로 KT의 공신력을 한번에 끌어 올리는 ‘매직’을 실현시켰다.
그런 그가 합병 2년째를 맞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데이터 과부하, 아이폰 의존도 상승, 킬러 콘텐츠 발굴 부재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것이다. 당장 2년간 성과만 본다면 눈부신 성적표를 끌어 안았지만 앞으로의 KT는 가시밭길의 연속인 셈이다.
취임 후 줄곧 KT 성장을 도모한 이석채 회장이 최근 처한 위기상황을 어떤 전략으로 극복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 회장의 행보는 지난 2009년 6월 합병당시와 2010년 1월 년간 계획 발표, 그해 6월 합병 1주년, 올해 1월 년간 계획 등을 거치며 KT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거침 없던 그의 행보는 지난해 6월 합병 1주년을 기점으로 다소 수그러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이 여전히 전체 KT 스마트폰 라인업의 70%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매출 쏠림 현상이 제기된 것이다. 이후 아이폰4와 아이패드, 아이패드2를 잇따라 출시했지만 아이폰3GS와 같은 초기 열풍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이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모토로라, HTC 등 제조사 단말기 라인업의 다양화 역시 시장서 참패를 맛봤다.
지난해 8월에는 경쟁사인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데 대해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맞불을 놨다. 그러나 현재는 폐지론에 힘을 싣으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이 회장이 합병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와이브로 사업은 어느 정도 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3W(와이브로, 와이파이, WCDMA)로 전국 커버리지와 망 과부하를 해결하는 대안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이석채 회장이 합병 2년차를 맞는 KT에서 마땅히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년간 계획을 보더라도 지난해 20조원 달성 등 적극적인 포부보다는 ‘고객 만족’이라는 단촐한 비전을 내놨다.
대기업 수준에서 고객 만족을 년간 계획의 핵심으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 ‘아이템이 바닥 난 것 아니냐’는 업계의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이 2년간 KT에서 이룬 실적은 지난 수년간 이루지 못한 성과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아이폰 도입, 무제한 요금제 등은 이 회장이 자충수를 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합병 2년차에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회장이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클라우드 컴퓨터와 모바일 오피스, 와이브로 사업 등이 향후 주축 사업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