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현 가능성 의문…他 지주사들 '시큰둥'
[뉴스핌=문형민 김연순 배규민 안보람 기자] 정부가 우리금융을 연내 일괄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강만수 회장의 산은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한다면 강 회장의 지론이었던 자산규모 500조원의 '메가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KB금융 어윤대 회장은 최근 여러 차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부인했다. 금융그룹내 취약한 증권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정부가 '일괄 매각' 방침을 발표하자 실망하는 분위기다.
신한지주 역시 당분간 인수합병(M&A)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조흥은행, LG카드 등 인수로 여력이 없다는게 이유다. 신한지주 역시 보험부문 강화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일괄 매각 방침에 뜻을 접어야할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에 발목이 잡혀있다. 금융위가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판단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보류함에 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론스타와) 법률적인 문제와 계약 연장 등 여러 가지 행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외환은행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이런 상황인 반면 산은금융지주는 우리금융 인수와 민영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이날 "산은금융은 대주주(정부)가 따로 있고 그 결정에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내부검토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후, 금융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입찰 의향이 있으면 참가하지 않겠냐"면서 입찰참여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산은금융은 앞서 우리금융 인수와 민영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우리금융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내부유보금, 회사채 및 전환사채 발행, 유상증자, 재무적투자자 유치 등을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지분율은 현재 100%(정책금융공사 90.26%, 정부 9.74%)에서 10~20% 줄어든다.
다음은 기업공개(IPO)다. 정부지분을 공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상장하면 정부지분율은 다시 10~20% 하락한다. 이후 민간지분이 43%인 우리금융과 최종 합병을 하면 산은금융에 대한 정부지분율은 희석되고, 블록딜(대량매매)을 통해 50% 밑으로 떨어뜨린다는 복안이다.
그렇지만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것이 '민영화' 맞느냐라는 반론도 넘어야할 산이다.
우리금융은 전날 이와 관련 반박자료에서 "산은금융이 회사채, 전환사채, 우선주 발행 등 어떠한 형태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더라도 100% 국책 금융기관이 조달한 자금은 정부의 지급보증이 수반되는 재정자금"이라고 비판했다. 재정자금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한다는 것은 국민 정서적으로 용인하기 쉽지 않다"며 "정권말이어서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고, 차기 정권에서 청문회에 불려나갈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산은의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공자위는 오는 18일 조간신문에 매각공고를 낸 뒤 다음달 29일까지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후 △ 예비입찰 및 자산실사(8월) △ 우선협상자 선정(10월) 등의 절차를 진행, 올해 안에 우리금융 민영화를 완료할 방침이다. 예비입찰과 최종입찰 등 구체적인 일정은 LOI 접수마감 이후 확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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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문형민 김연순 배규민 안보람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