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미군 특수 부대원들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해 바다에 수장한 것과 관련, 일부 아랍인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미군이 빈 라덴의 거처를 기습했을 당시 그가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발표한 뒤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빈 라덴의 시신을 서둘러 바다에 수장한 것도 일부 아랍인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많은 이슬람교도들은 미군의 이 같은 행위가 이슬람 관습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저널리스트 아셈 알-가므디는 "이슬람세계에서는 시신을 바다에 던져버리는 관습이 없다"면서 "미군이 과연 재판 없이 빈 라덴을 처형할 권리가 있었는지에 대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이라크에서 미군과 싸운 경력이 있는 수니파 반군 아부 알-아베드(45세)는 빈 라덴을 미군이 사살한 것은 불법 행위라고 확신한다.
그는 "어떻게 자신을 방어하거나 싸우기 위해 무기도 들지 않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번 일은 살인이다. 그리고 빈 라덴에 대한 동정 여론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 라덴 사건에 대한 아랍인들의 이 같은 인식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야기된 이슬람권과의 긴장관계를 해소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꼬이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빈 라덴의 죽음과 관련, 미국과 파키스탄이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트 워치의 시니어 파키스탄 연구가 알리 다이얀 하산은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이 합법적인 것이었는지, 아니면 불법적인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미 있는 설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NewsPim]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