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2일 (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은신처에서 미군 특수부대원들의 공격을 받고 사살당한 후 아라비아해에 수장되면서 10년간에 걸친 추격작전은 극적인 결말을 맺었다.
세계의 지도자들은 글로벌 테러리즘의 강력한 상징이었던 빈 라덴의 사망소식을 반기면서도 알 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극렬 무장단체들의 보복공격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밤 TV로 중계된 긴급담화를 통해 그의 사망소식을 전한 뒤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으로 세계는 더 안전하고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후 9.11테러 참사의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는 성조기를 흔드는 군중의 환호로 뒤덮였으나 그의 죽음에 대한 보복공격을 경계해야한다는 경고로 축제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다.
이슬람 극렬단체들은 알 카에다 지도자들이 정보전달 통로로 이용해온 여러 포럼을 통해 신속히 그의 복수를 다짐하고 나섰다.
미국의 관리들은 빈 라덴의 시신은 아라비아해의 미 항공모함으로 옮겨진 후 이 이슬람 장례 전통에 따라 수장됐다고 전했다.
지난 10여년간 미국의 집요한 추격을 따돌리며 거의 신화적인 경지에 오른 빈 라덴의 죽음은 알 카에다에 대한 글로벌규모의 싸움에 한 단락을 지었으나 이들의 추가 공격 위협을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다.
빈 라덴의 지도력하에 알 카에다 테러분자들은 인도네시아의 발리, 스페인과 영국의 수도인 마드리드와 런던은 물론 동 아프리카국가인 케냐와 탄자니아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특히 2001년 9월11일 이들은 공중납치한 여객기를 이용해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상징물을 공격,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이 전대미문의 테러로 빈 라덴은 테러리스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9.11테러는 아프가스탄전과 이라크전이라는 두 개의 전쟁을 낳았고 무슬림 세계외 미국 사이에 긴장관계를 구축했다. 무슬림권과 미국의 손상된 관계는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빈 라덴의 시신이 수장된 수시간 뒤 "새로운 이정표를 기록한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알 카에다와 테러 집단들을 막기위한 싸움이 빈 라덴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야음을 틈타 헬리콥터로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근처의 은신처에 투하된 소규모의 미 특수부대원들은 총격전끝에 빈 라덴을 사살했다.
미국의 한 안보관련 관계자는 로이터 기자에게 이번 작전은 "사살작전"이었다고 전하고 "만약 빈 라덴이 백기를 흔들었다면 그를 생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 라덴이 군 주둔지인 아보타바드의 3층짜리 맨션에 거주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파키스탄 정부를 당혹케 만들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정보 담당자들은 파키스탄 당국이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미국의 연방 의회 의원들은 이슬라마바드 관리들이 숫한 의문에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에 대해 파키스탄측에 사전 통고하지 않았다.
미국의 경제둔화로 대중적 인기의 상당부분을 상실한 오바마는 빈 라덴 제거로 단기적인 지지율 반등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오바마는 7월로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 계획을 가속화하라는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빈 라덴의 죽음은 거의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빈 라덴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전 세계 알 카에다 연계집단들에 오랫동안 작전명령을 발령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닐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매장지가 추종자들의 집결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빈 라덴의 시신은 바다에 수장됐다.
이와관련,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그의 매장지가 성전이 되도록 방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무슬림 성직자들은 항해중 사망한 경우를 제외하곤 수장을 하지 않는게 이슬람의 장례전통이라며 미국이 적절한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 정보 담당자는 미국이 엉뚱한 사람을 사살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DNA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시신은 빈 라덴이 100%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고 작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빈 라덴의 부인들 가운데 한 명이 그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테러집단의 보복공격 가능성에 대비, 미국은 전세계 미국인들에게 보안 경고를 발령했고 레온 파네타 중앙정보국(CIA)은 알 카에다가 "거의 틀림없이" 빈 라덴의 죽음에 앙갚음을 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빈 라덴의 제거는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거둔 쾌거라고 환영하면서도 그러나 그의 죽음이 알 카에다의 종말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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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