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장순환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선물 투자로 1000억원대 손실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가에선 최 회장의 선물관련 투자상품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와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선물거래는 주식, 채권, 통화는 물론 원유와 곡물 등 각종 원자재 시장에서 현물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세계시장에서 이뤄진다. 때문에 최 회장이 일단 실명계좌를 통해 매매를 하지 않았다면 투자대상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금융당국 등이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에는 추측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증권가에선 최 회장이 선물투자 '초보'가 아닌 이상 거래 규모가 현재 드러난 것 외에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2004년 당시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서도 선물투자에 대한 투자 손실이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손길승 SK그룹 회장도 회삿돈으로 대규모 선물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본 전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보더라도 투자 경험이 얼마 없는 투자자라면 손실 규모만 1000억원대에 달하는 투자를 하지는 않았을 것인 만큼 그동안 자금의 일부를 꾸준히 선물매매를 통해 이득과 손실을 얻는 경험을 반복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선물거래의 경우 대부분 투자경험과 지식이 많은 경우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차익으로 재미를 본 경우 그 규모가 수십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며 "최 회장 역시 초기에 수십억, 수백억원 등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현재 추정되는 손실 규모가 1000억원대라는 것이지 전체 거래규모는 이보다 상당할 수 있는 것이고 1000억원 역시 단발성 손실이 아닌 누적된 액수일 수 있기 때문에 최 회장 개인이 선물에 투자해온 규모는 훨씬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는 평가손실일 뿐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체 규모를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 "국내투자라면 시장이 모를리가..."
최 회장의 선물투자 대상은 일단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쪽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시장이 열려 있으나 사실상 10억원대 계좌 규모가 일반적이며 1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KOSPI200 선물에서 일반적으로 그정도 금액이 손해를 봤다면 지수가 크게 움직였거나 특정계좌에서 큰 손해가 났기때문에 여의도 내에서 빠르게 소문이 돌았을 것"이라며 "국내 선물투자일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금이나 원유에 대한 투자였을 것이라는 얘기가 주를 이룬다. 이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석유정제 능력을 자랑하고 있는 SK에너지가 정유사의 특성상 헤지거래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관련된 정보에 발빠른 최 회장이 관심을 깊게 두고 있을 수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만약 해외 선물에 투자했다면 어떠한 종목으로 국한하기 어렵고 선물 자체가 변동성이 큰 상품이 있기 어떤 상품이라도 방향성을 잘못 예측하면 1000억원 이상의 손해도 볼 수 있다"면서도 "최근 리비아 사태 등이 있었던 만큼 최 회장이 원유가격의 하락을 예상하고 원유선물을 매도했다가 유가가 폭등하면서 손실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만일 SK에너지에서 선물로 1000억원을 매도한다는 계획을 미리 알고 최 회장이 이를 추종매매했다면 불공정거래 등으로 문제가 될 소지도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선물은 레버리지가 크기 때문에 선물투자자 중에는 실물이나 지수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시장의 경우 워낙 상품군이 다양해 최 회장 역시 금이나 원유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해 당국의 조사 등이 있어야 정확한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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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