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사는 시한폭탄”… 추가 부실 우려 커
- “제2의 LIG건설, 실명 거론 못하지만 더 있어”
[뉴스핌=배규민 기자] LIG건설의 법정관리 쇼크를 계기로 일부 은행들이 이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사 기업어음(CP)에 대해 연장을 축소키로 했다. 은행들은 동시에 건설사의 여신 공여 한도도 축소하는 등 건설사에 대한 비상 점검에 들어갔다.
은행 여신책임자들은 “부동산 경기가 계속 좋지 않으면 한계에 다다르는 건설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이 겪는 자금 조달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LIG그룹 계열사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과 같은 대기업들이 부실 건설사 '꼬리 자르기'가 잇따르자 여신 시스템을 손보고 있다. 당장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 CP연장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건설사의 여신 공여 한도 축소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이 건설사에 유독 보수적인 여신 정책을 펴는 이유는 제2, 3의 LIG건설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은행권 전반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큰 홍역을 치른바 있어 위기감은 더욱 크다.
복수의 은행권 여신 및 리스크 담당 관계자들은 “LIG건설이 끝이 아니다”며 중견 이하 건설사들의 부실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A 은행 관계자는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위험해 보이는 건설사들이 더 있다”면서 “중견 건설사 하나가 무너지면 주채권 은행에 미치는 피해는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보통 중견 건설사의 경우 주채권은행과 거래하는 직간접적인 여신 규모가 천억원대에 이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건설사들에 대해 대출 만기연장을 못해주고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거나 은행들이 제대로 지원해야 하는데 은행들은 LIG건설 건으로 인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은행과 건설사 모두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건설사에 대해 자금 지원을 까다롭게 하면 추가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다고 은행이 건설사 여신에 대한 위험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계속 안 좋으면 중견급 이하 건설사들이 계속해서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들을 놀라게 한 LIG건설은 미분양과 약 1조 원 규모의 PF 대출 이자 비용 부담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후속조치로 은행들은 건설사에 대한 여신정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건설사들의 자금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는 안 좋은데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한계기업에 이르는 건설사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부동산담당 한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의 경우 기업어음(CP) 신규 발행이 안 되고 있다”면서 “몇몇 대기업 계열 건설사 역시 그룹의 자금 지원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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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배규민 기자 (kyumin7@ymail.com)